치유와 성장을 위한 글쓰기
지난 4월 17일, 학부모 공개수업이 있었다. 학부모 공개수업을 하면 학부모들은 내 자녀가 내 아이가 수업 시간에 집중하는지, 수업태도는 어떤지, 발표는 잘하는지가 궁금하다. 내 자녀가 교실 생활을 잘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이다. 그렇기에 학부모 공개수업은 학부모들에게는 자녀들의 공부하는 모습을 보는 기회가 되고 교사에게는 학부모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물론 교사가 학부모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기회는 다양하게 있다. 하지만 효과가 큰 것은 학부모 공개수업인 듯하다. 이렇게 공개수업에 대한 나름의 내 생각을 정리하고 나니 내가 수업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을 더 잘 알 수 있었다. 학생들의 발표만으로 이루어진 수업보다 수업이 진행되는 상태에서 학생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학부모총회에는 4명의 학부모가 왔는데 이와 대조적으로 학부모 공개수업에는 거의 모든 학생의 학부모가 왔고 엄마, 아빠 모두 함께 한 가족도 여럿 있었다. 그래도 이렇게 수업에 참석하신 학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이니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많이 오시는 게 낫다. 부모님이 안 오신 학생들에게 "부모님이 열심히 일하시느라 수업에 참석하지 못하시는 거니 그래도 부모님 생각해서 수업 열심히 듣자"라고 말해주었다. 아이들은 부모님이 못 오신다고 할 때, "괜찮아요"라고 말해도 공개수업에 엄마, 아빠가 오길 바란다. 교실에서 자신이 잘하는 모습을 부모님이 보아주길 바란다.(물론 사춘기 이전이다. 사춘기 이후는 아이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 부모님이 조금만 보고 동생 반에 간 것도 속상해하는 아이들이다.
학생들의 참여가 많았고 사실과 의견을 말하는 부분에서 학생들의 솔직함이 많이 나와서 즐겁게 수업을 했다.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발표하고 수업에 참여하는 태도를 보면서 참관록을 쓰기도 했다. 내 아이가 교사와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보고 흡족해하며 관찰한 내용을 쓴 학부모도 있었다. 부모의 마음은 다 비슷한 것 같다. 내 자녀가 잘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게 사람마다 다르게 표현이 되는 것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부모 공개수업을 하면서 교사로서도 너무 화려한 수업이 아니어도 아이들과 평상시에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평상시 모둠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수업을 주로 어떻게 하는지 그 흐름들이 들어가게 하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이 들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학부모로서 작년에 중학교, 고등학교 참관수업을 보았기 때문이다. 중고등학교는 학부모 공개수업이라고 모든 아이들의 발표수업만으로 수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 평상시 수업을 조금 구성 있게 하거나 원래대로 수업을 진행했다. 그 모습이 신선했고 오히려 감사했다. 우리 아이가 이렇게 수업을 듣는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학부모 공개수업을 하고 나서 부모님들이 쓰고 간 참관록을 보는데 한 아이의 아버지께서 써주신 말씀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00 이는 공개 수업이 있기 전부터 부모님이 바쁘셔서 못 온다고 했다고 많이 서운해했다. 그런데 공개수업일 아침, 아빠가 잠깐 오실 수 있다고 하셨다며 좋아했다. 이 아이가 힘들게 일하시는 아빠께 고마운 마음을 담아 사실과 의견을 썼기 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 것 같기도 하다. 참관록을 보면서 여전히 교사의 노고를 알아주시고 교사를 존중해 주고 믿어주시는 학부모님이 계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힘이 나는 날이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면 나를 응원하는 사람들을 만족시키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