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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교사 정쌤 May 11. 2024

잘하고 싶은 것을 위해 감수해야 할 것을 하고 있는가?

치유와 성장을 위한 글쓰기 

탁구를 가면 준비운동을 하고 로봇으로 포핸드, 백핸드, 커트, 스트로크 연습을 한다. 연습 시간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 20-40분 정도 연습을 한다. 그 사이에 누군가 랠리를 함께 치자고 하면 기분 좋게 가서 랠리를 친다. 누가 불러줘야 가서 랠리를 칠 수 있는 아직은 탁구 초보다. (김춘추 시인의 꽃은 참 여러 곳에서 생각나게 한다. 누군가 함께 나보고 랠리를 치자고 하면 나는 그에게 가서 꽃이 되어 랠리를 친다. ㅎㅎㅎ)


이번 주는 월요일, 화요일 연습을 다녀왔다. 어제와 오늘은 일정이 있어서 탁구장을 가지 못했다. 탁구 연습을 하게 되면 2시간을 내리치는 것을 좋아한다. 나에게 탁구는 운동 그 자체이기 때문에 열심히 몸을 움직이는 것에 초점을 많이 맞춘다. 아직 게임을 할 실력도 되지 않지만 복식으로 게임을 하게 되면 내가 움직여야 할 시간이 줄어들어서 아직은 내키지 않는다. 1 대 1로 랠리를 아주 열심히 한다. 땀이 잘 나지 않는 체질이다 보니 남들보다 더 뛰어야 땀이 조금 나는 정도가 되어서 개운하다. 


탁구를 치면서 알게 된 것은 내가 개별 운동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남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을 싫어하다 보니 개인적으로 하는 것을 좋아하고 운동을 할 때는 거기에 온전히 집중하는 상태를 아주 좋아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짝이 필요한 탁구를  치는 것이 때로는 괴롭기도 하다. 짝이 있어야 하는 운동이니 말이다. 그래서 로봇과 치는 것을 좋아한다.  1 대 1 랠리는 최소한의 도움을 받는 것이니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느낌으로 기꺼이 하게 된 것이다.  1 대 1 랠리를 하면서 정신없이 공을 주고받으며 랠리가 계속 이어지는 그 순간의 무아지경을 좋아한다. 오로지 그 작은 탁구공만 바라보고 움직이다 보니 머릿속의 생각들이 다 날아가 버린다. 오직 상대의 공과 나만 존재한다. 그 순간을 내가 참 좋아하는구나 그걸 지난주에 깨달았다.


이렇게 하나씩 나에 대해 더 잘 알아간다. 탁구 게임을 하더라도 복식 게임보다는 1 대 1 게임을 즐기게 될 것 같다. 그리고 무념무상 1 대 1 랠리를 왕복 100번이 넘게 계속 치고 싶다. 그렇게 오직 공에만 집중하는 순간들을 많이 누리고 싶다. 그 순간들을 위해서는 탁구를 할 상대가 없어도 꿋꿋하게 연습을 가고 로봇 연습이라도 꾸준히 하며 그 시간을 버텨야 한다. 그 불편함, 민망함, 어색함의 시간들을 꼭 잘 견뎌내야만 실력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무엇인가를 잘하고 싶다면 그것을 잘하기 위해 참아야 할 것들이 있다. 참아야 할 것들을 잘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면 내가 그 실력이 늘 것인지를 알 수 있다. 무엇을 잘하고 싶은가? 그것을 위해 감수해야 할 것을 하고 있는가? 스스로 답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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