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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교사 정쌤 May 11. 2024

고양이선생님입니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수업을 하는데 아이들이 주의 집중을 하지 않고 너무 자유로운 모습으로 있어서 '라떼는' 이야기를 했다. 


"너희들이 요즘 선생님의 천사 같은 모습만 봐서 모르겠지만 말이야. 내가 예전에 언니, 오빠들 가르칠 때는 무서울 땐 엄청 무섭고 착할 때는 엄청 착했어. 모든 활동을 끝까지 다하게 했어. 그래서 호랑이 선생님과 천사 선생님을 오갔지. 상상이 안 가지? 너희들은 천사 선생님만 보잖아."


그랬더니 한 아이가 말한다. "그렇다고 천사 선생님은 아니죠."


그 말을 듣고 너무 웃음이 나와서 "그래, 그렇긴 하다. 선생님이 너희들에게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지. 인정."이라고 말했다.


한 아이가 다시 손을 들고 말한다.

"선생님은 고양이 선생님이시네요. 호랑이보다는 안 무서우니까 고양이 선생님이요."


아, 그렇구나. 지난번에 우리 반 여학생 한 명이 나를 '고양이 선생님'이라고 말했는데 그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 호랑이 선생님보다는 안 무섭지만 그렇다고 호락호락하지는 않은 선생님, 그래서 난 고양이 선생님이다. 한 명이 아닌 다른 아이의 말까지 듣고서야 이 아이들의 말을 이해했다.


*기억하기 위해 남기는 기록, 교실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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