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일상의 단상
길을 찾을 때 나침반을 보고 방향을 잡는다.
나침반을 잘 보기 위해서는
나침반이 방향을 가리킬 때까지
가만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지난 몇 년을 쉼 없이 달려왔기에
잠시 쉬라고
이제 삶의 나침반을
다시 맞춰야 할 때라고 알려주는 것 같다.
인정하기 힘들고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두려움과 불안에 나를 내어줄 수 없어서
지난 몇 개월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구하고자 하였다.
마음의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을
잡으라고 말하는데
나는 이쪽이야? 저쪽이야? 하며
내 몸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사정없이 흔들리는 나침반 바늘을 보면서도
괜찮아질 거야라고 생각하며
나를 더 많이 채우는 것에 급급했다.
그래도 덕분에
두려움과 불안의 터널을 많이 지나왔다.
저기 터널 밖의 밝은 빛과 연두색 세상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더 이상은 그만 움직이고 잠시 기다려주라'
마음의 나침반이 마지막 부탁을 한다.
가만히, 가만히
자연스러운 나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그냥 나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가볍게, 무리 없이, 애씀 없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딱 좋아서
날마다 행복하게 설레는
그런 삶을 위하여
나의 마음의 나침반이 방향을 가리킬 때까지
조금 더 느리게, 가만히, 천천히 살아보려고 한다.
힘 빼고 가볍게 물을 잡아
그 힘으로 가볍게 물살을 헤치며 수영하는 것처럼,
힘을 빼지 않으면 멀리 갈 수 없고
속도도 나지 않음을 알기에
더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물을 느끼며 수영하듯,
자연스럽게 내 몸과 마음에 거리낌이 없이
편안한 삶을 유영하듯 살아보자.
마음의 나침반이 방향을 가리키면
그때 또 신나게 속력을 내보자.
그때까지 잘 기다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