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쓰는교사 정쌤 Apr 13. 2023

내가 대접받길 바라는 대로 행동하라

끄적끄적 일상의 단상 

집 근처에 피부과가 많이 생겼는데 한 곳이 세일을 꾸준히 하고 있어서 피코 레이저를 세일가에 하게 되었다. 4회 정도 받으면서 피코 레이저의 아픔이 어느 정도인지 알게 되었다. 이제는 의사 선생님이 꼼꼼하게 해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파도 참아가며 평온한 얼굴을 하려고 노력한다. 얼굴을 찡그리고 아파하면 레이저를 쏘아야 할 곳도 얕게 쏘고 지나갈 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 마음이 통했는지 의사 선생님이 한 바퀴를 돌리고 또 한 바퀴를 꼼꼼하게 돌리고 나서 마무리를 했다.  

    

문득 나는 우리가 대접받고 싶을 때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내가 대접받길 바라는 대로 먼저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돈을 내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바란다면 가게에서 진상 손님이 될 것이 아니라 예의를 갖춘 고객이 되면 더 편안한 서비스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게의 주인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진심으로 좋아해 주는 고객에게 한 번 더 웃어주고 좀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고객이 진상손님이라면 그 사람에게 서비스를 더 제공하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마음은 갑질을 막기 위한 서비스일 뿐이지 마음에서 우러나는 서비스가 아닐 것이다. 서비스만 받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그 가게에 계속 갈 예정이라면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골이 되어도 그들에게 진상손님은 진상손님이지 단골이 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가게에서는 규칙대로, 돈 받은 만큼 해 줄 것이다. 그러나 딱 그만큼만 해 줄 것이다. 그 가게가 마음에 든다면 예의를 갖춘 고객이 되는 게 더 좋은 서비스를 받는 비결이 아닐까 생각한다.

      

학교에서도 내 아이가 존중받고 더 많이 격려받길 바란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담임교사라면 어떤 학생을 고마워할까를 생각해 보면 된다. 선생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수업 시간에 집중하고 규칙을 잘 지키며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아이일 것이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보다는 기본 생활 습관이 잘 잡히고 배려를 잘하는 아이들이 더 눈에 들어온다. 어쩌면 태도가 전부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학부모의 전화와 관심보다는 학생이 안내장 잘 가져오고 숙제 잘해오고 학급에서 성실하게 하는 아이들이 교사의 격려를 더 받게 될 것이다. 차별의 이야기가 아니다. 교사도 사람이기에 교사를 존중해 주는 사람에게 자신을 내어주고 싶기 때문이다. 교사를 함부로 하는 학부모로 인하여 교사는 상처를 입고 마음이 많이 닫히게 된다. 한 번 더 교사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학부모가 된다면 아이는 이미 존중받고 더 많은 격려 속에서 학교 생활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상대에게 먼저 해 주는 것이 내가 얻는 방법이 된다. 피부과에서 피코 레이저를 맞으며 아픔을 참아가며 애써 평온한 얼굴을 유지한 덕분에 의사 선생님의 세심한 레이저 시술을 받았다. 마찬가지로 내가 상대방이 원하는 어떤 태도를 하면 상대방은 나에게 원하는 것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다. 힘의 논리로 갑, 을을 따지면 결국 상처만 남는다. 그게 나에게든, 상대방에게든. 상대방에게서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이 존중이라면 먼저 존중을, 사랑이라면 먼저 사랑을 베푸는 게 어떨까 싶다.           

작가의 이전글 우리들의 애벌레 기둥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