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8일, 둘째 아이의 중학교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찍은 각 반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그 영상을 보면서 내가 교사의 삶을 사랑하는 이유를 알았다. 개성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고 짧은 영상 속에서 그 아이들이 선생님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지냈을지 상상해 보게 되었다. 분명 문제를 일으켜서 많이 힘들게 한 학생도 있었을 것인데 영상 속에서 그 학생들도 개성 넘치는 모습을 뽐내고 있었다. 어쩌면 영상에서 더 비중 있게 나타났는지도 모른다. 학생들의 톡톡 튀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이런 순간들을 정말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영상을 다 보고 우리 반 아이들과도 마무리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교사는 아이들의 삶을 부모 다음으로 가까이 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1년 동안 좋은 일도 있고 힘든 일도 겪으면서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면서 도와주기도 하고 져주기도 한다. 거짓말인지 알아도 알겠어 하고 한 번은 넘겨주고, 힘들어하는 부분은 기꺼이 도와준다. 교사만 그런 것이 아니라 학생들도 교사를 그렇게 봐준다. 자기들의 마음껏 사고 치고 싶어도 교사의 말이 생각나고 담임 선생님의 무섭거나 애절한 모습도 생각하며 사고를 10의 강도로 칠 것을 5의 강도로 치기도 하니까 그것도 배려라 생각한다. 한 해가 지나가는 시점에서는 아이들과 보낸 모든 일들이 좋은 추억에 가까워지게 남는다. 좋은 기억들이 나쁘고 힘든 일들을 조금씩 가려주면서 '이만하면 우리 괜찮게 보냈다. 그치?'하는 것처럼 말을 걸어온다.
우리 반 아이들과 마무리하는 시간을 보낼 때 보려고 만들던 동영상을 둘째의 졸업식을 다녀오고 나서 완성했다. 조금 귀찮아했던 내 마음이 어느새 아이들에게 어떤 사진을 보여주면 좋을지 하는 생각에 설렘으로 바뀌었다. 1년이 5분짜리 동영상에 담겼다. 내일 아이들과 영상을 보며 한 해를 돌아보고 2024년의 생활을 마무리 지어야겠다. 아이들과 함께 한 1년은 아이들이 배우고 성장한 시간이기도 하지만 교사인 나도 많이 배우고 성장한 시기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과정 속에서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하였다. 정말 힘든 때도 많았지만 그래도 교사여서 기쁜 시간이 더 많았다. 나의 힘든 기억을 좋은 기억으로 조금씩 가려준 아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묵묵히 교실을 아름답게 가꿔 준 너희들을 응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