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동생의 강력 추천을 받아 [중증외상센터]를 봤다. 중증외상센터 하면 생각나는 게 이국종 교수이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서 이국종 교수의 강연을 보면서 그의 사명감을 엿볼 수 있었다.
일터에서의 정치관계 속에 남들에게 오해받고 오히려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상처받아 떠나기도 한다. [중증외상센터]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은 주인공 백강혁 의사가 물불 가리지 않고 직진하여 해결한다. 시원시원한 해결이 보는 이로 하여금 속이 뻥 뚫리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부분은 힘든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한 내용이었다.(드라마를 보면서 옮겨 적었는데 대사가 조금씩 다를 수는 있다.)
중증외상센터에서의 일은 힘들기만 한 것이 아니라 남들이 알아주지도 않는다. 뿐만 아니라 어떠한 도움을 주려고 하지도 않고 그곳에서 열심히 하는 것을 못마땅해한다. 이런 현실 속에서 의사 양재원은 혼란스럽고 불만을 갖게 되었다. 그때 중증외상센터에서 5년 동안 일을 한 시니어 간호사 천장미가 자신의 생각을 나누어준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생각하겠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니까.
그게 재수 없이 나인 거고
그러니까 그냥 해요.
버텨봐요.
[중증외상센터]- 극 중 간호사 천장미가 양재원에게 하는 말
그리고 아래는 그런 고민을 하는 양재원에게 백강혁 의사가 한 말이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죽음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그거 나도 열나게 고민했던 부분이라.
울 아버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고 얘기했지.
숨이 꼴딱꼴딱 넘어가는데
아무도 수술을 못하겠다고
그래서 난 내 눈앞에 있는 환자는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
너도 너만의 이유를 찾아.
개같이 굴고 엿같이 깨져도
절대로 변하지 않을 그런 이유.
이 퍽퍽하고 꺼끌꺼끌한 이 길을
아무런 이유도 없이
걸어가기에는 너무 되다.
넌 아직 그 이유를 못 찾은 것뿐이야.
환자를 포기한 게 아니라.
[중증외상센터] - 백강혁이 양재원에게 하는 말
이 부분을 보면서 '나도 나만의 이유가 확실히 있는가?', '흔들리지 않을 확실한 이유가 있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 '개같이 굴고 엿같이 깨져도 절대로 변하지 않을 그런 이유, 이 퍽퍽하고 꺼끌꺼끌한 이 길을 아무런 이유도 없이 걸어가기에는 너무 되다'는 백강혁의 말이 너무 깊숙이 내 가슴에 들어온다.
중증외상센터의 의사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우리 사회를 돌아가게 하는 수많은 일들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이럴 것이다. 올바른 철학을 갖고 일을 하기엔 참 많은 압력을 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만의 이유를 갖는다면 절대로 흔들리지 않을 것인지' 정말 궁금하다.
나는 아직 찾지 못한 것인가 싶고, 찾았는데 도망갈 구멍도 함께 생각한 것 같기도 하고. 의지가 크면 그 어떠한 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아직 나에겐 그 의지가 없는 것인가. 잘하고 싶지만 너무 상처받는 날엔 언제 또 이리될지 모르니 도망갈 생각도 하게 되니 말이다. 문제가 생길 때 상처를 받지 않는다는 건 나에겐 아직 거짓말이기 때문이다. 상처받은 마음을 빨리 털어내려고 노력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것은 나를 도와주신 선생님들의 은혜를 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베풀어주고 싶다. 스스로 자라려고 애쓰는 학생들을 도와주고 싶다. 그 생각들을 조금씩 더 현실로 바꾸어 가르치고자 한다. 교실 속에서 조용히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애쓰는 아이들을 더 많이 들여다보고 그 아이들이 목소리를 내고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한 개인의 성실, 존중과 배려의 가치는 대단히 소중한 것이라고 교실이라는 작은 세계 속에서 가르치고 있다.
중증외상센터를 보면서 내 일을 하는 나만의 이유에 대하여 더 깊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는 이렇게 가슴 뜨겁게 일하는 사람들이 너무 멋지고 좋다. 그리고 그들의 가슴이 바르게 뜨겁길 간절히 바란다. 나 또한 그렇게 뜨겁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