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생각을 못 했을 것이다

by 쓰는교사 정쌤

이런 생각을 못 했을 것이다.


내가 그때 두렵고 불안해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생각을 못 했을 것이다.

내가 아픈 중에 암을 발견하고 수술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생각을 못 했을 것이다.

내 아이들이 평범하지 않았으면 이런 생각을 못 했을 것이다.

내 아이가 사춘기를 격하게 겪지 않았으면 이런 생각을 못 했을 것이다.

내가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살아오지 않았다면 이런 생각을 못 했을 것이다.

대학교 1학년 때 고등학교 화학 선생님 추천으로 대학 4년 전액 지역 장학금을 받지 않았다면 이런 생각을 못 했을 것이다.

첫 회사를 2년 만에 퇴사하고 어린 시절 간직했던 희미하던 그 꿈을 실현시키지 않았다면 이런 생각을 못 했을 것이다.

회사 퇴사 후 운이 좋게 쉼 없이 임용고시까지 통과해 첫 학교에 발령받아 착한 학생들을 만나지 않았다면 이런 생각을 못 했을 것이다.

훌륭한 동료 교사들을 만나서 많은 배려를 받아보지 않았다면 이런 생각을 못 했을 것이다.

나의 노고를 감사해 주는 학부모님들을 만나본 적이 없다면 이런 생각을 못 했을 것이다.

나를 꽉 안아주고 기다려주던 학생들이 없었다면 이런 생각을 못 했을 것이다.

나의 지도에 조금씩 변화하며 노력하는 학생들이 없었다면 이런 생각을 못 했을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사랑과 희생으로 나를 길러주신 부모님이 없었으면 이런 생각을 못 했을 것이다.


힘들고 지칠 때마다, 이 길이 아닌가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생길 때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되뇌며 다시 일어서게 하고

괜찮은 교사가 되려고 노력하게 하는 원동력은

내 안에 차곡차곡 쌓인 소중한 사람들과의 추억이다.

소중한 사람들이 나에게 준 배려와 사랑이다.

별것 아닌 인생이지만

그래도 나를 소중하게 여기고

내가 있는 자리를 감사하게 여기는 것은

나를 사랑해 주던 사람들,

나를 소중하게 아껴준 사람들,

나를 빛나게 만들어준 사람들 덕분이다.

그렇기에 나는 여전히 좋은 마음을 지니고 좋은 생각을 하고 살아간다.

좋은 것을 조금이라도 더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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