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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함'으로 무장하고 나아간다

by 쓰는교사 정쌤


타인에게 분노의 감정을 보내는 일은 쉽다. 화내고 목소리를 높이고 누군가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건 사실 가장 간편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을 잘 눌러 담고 타인을 끌어안는데서부터 자신의 싸움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정함', 이것은 단단하고 용감한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덕성이다. 이만큼 어려우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은 없다. 흔히 말하는 '유약함'과는 가장 반대에 있는 단어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도 됩니다]-김민섭 지음, 어크로스


적당한 분노를 갖고 행동을 해야 한다. 적당한 분노의 느낌은 문제의식을 갖고 문제를 해결하게 만든다. [느낌은 어떻게 삶의 힘이 되는가]를 읽으면서 분노의 감정이 화가 아님을 알게 되었기에 분노가 좋지 않다는 생각을 버릴 수 있었다. 적당한 분노는 우리 삶을 변화시킨다. 에너지가 있기 때문이다.


적당한 분노의 힘을 이용하여 더욱 다정해지려고 한다. 힘든 선생님들께, 그리고 학급의 평화를 위해 애쓰고 있는 학생들에게. 내 시선을 어디로 옮길 것인가 그것은 내가 통제할 수 있다. 문제행동을 계속하는 학생에게는 문제행동을 하면 그 학생의 인생에 좋지 않음을 이야기하고 고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으로 나의 임무를 다한다. 그 이상은 그 학생과 학부모의 몫이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


더 많은 에너지와 관심을 학급의 평화에 기여하는 학생들에게 주어 학급의 상향 평준화를 이루는 것이다. '다정함', '배려', '존중'의 씨앗을 잘 품어내는 학생들의 힘을 길러주는 것이다. 그 학생들의 온화함이 약함이 아님을 교사인 내가 알려주어야 한다. 온화함 안에 얼마나 단단한 자기 안의 힘이 있는지 알아채게 해주어야 한다.


교권의 신장이 아닌 교사의 인권이 유지되는 학교를 원한다. 원하는 모습의 학교를 위해 나 또한 그 안의 구성원으로서 '다정함'을 발휘하며 더 단단하게 나아가고자 한다. 웃으며 친절하고 다정하게, 하지만 그것이 유약함이 아님을 알려줄 것이다.


[으뜸헤엄이]처럼 다정한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이 다 함께 힘을 모은다면 조금씩 변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재 학교의 문제는 교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학부모들이 알길 바란다. 좋은 선생님들이 조금씩 조금씩 현장을 떠나고 마음의 문을 닫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마음을 닫은 채 이루어지기가 힘들다. 다들 관심을 갖고 조금씩 마음을 더해주었으면 좋겠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그것이 교사를 위한 것이고 학부모를 위한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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