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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교사 정쌤 Nov 11. 2023

내 안에 안테나를 세워 나만의 권위를 가져야 한다

치유와 성장을 위한 저널링 

[여덟 단어]에서 박웅현 작가는 ‘동의되지 않는 권위에 굴복하지 말고 불합리한 권위에 복종하지 말자’고 권위 편을 썼다. 권위 편에서 박웅현 작가는 자신이 하고 있는 광고 일에서 사기꾼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한다. 하지만 ‘잘’하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의사도 판사도 아니고 사기꾼 소리나 듣는데 그냥 먹고 살 정도로만 대충 해야지. 이런 수동적인 생각으로 일하고 싶지 않아요. 난 이 일을 가장 멋지게 하고 싶습니다. 어떤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 일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니까요. 바깥의 권위에 의지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 글을 보면서 나는 어떤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교사를 하면서 가끔씩 체증을 느끼며 답답함을 느꼈던 이유가 이거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사들에 대한 불신을 바깥에서 마주할 때마다 스스로 그 말들에 상처를 입었다. 그리고 내면에 상처를 간직한 채 더 좋은 교사가 되겠다고 노력하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모두에게 좋은 교사가 되고 싶었다. 이왕 일을 하는 거 잘하고 싶었고 이왕 가르치는 것 좋은 교사로서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그랬다. 나는 누군가에게 인정받기를 꾸준히 갈구하던 교사였다. 남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 안테나를 꾸준히 바깥으로 돌렸다. 그래서 더 많이 상처받고 더 많이 그들의 말에 휘둘렸다. 그들이 의도하지 않았어도 나는 그들의 요구를 찾아내려고 애썼다. [여덟 단어]의 권위 편을 읽으면서 내가 빠트리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나 스스로 내게 부여한 권위다. 내 안에 안테나를 두고 내가 더 나은 존재가 되어 나를 위해 애쓰겠다는 그 마음을 제대로 갖지 못했던 것이다. 가르치는 일을 멋지게 해내는 내가 좋아서 하고 있다는 것을 잊었다는 것을 알았다. 남들에게 맞추기 위해 열심히 일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좋아서, 그리고 그 일을 멋지게 해내는 내가 좋아서 하고 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변화된 교육 현장에서 남들의 권위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내 안에 안테나를 세워 나만의 권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남들이 뭐라 하건 내 자유의지가 중요하다는 것, 내가 얼마나 최선을 다해서 나에게 부끄럽지 않은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나, 나의 생각과 의지이다. 내가 하는 일에 나 스스로 부끄럽지 않고 내가 하는 일에 스스로 그 권위를 부여할 수 있으면 된다. ‘월급만큼만 일한다’는 말은 남들에게 상처받지 않기 위해 하는 최후의 보루 같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일을 추진하면서 기본적인 일에 나의 진심을 담아 듬뿍 일했는데 불만족하는 평가가 오니 다음엔 기본만 해야지 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관점을 돌려 생각해 보자. 내가 잘못해서 그런 평가가 왔는지, 아니면 그들의 욕심으로 자기에게만 이익이 돌아오지 않아서 불평, 불만인 것인지 판단해 봐야 한다. 내 잘못이 있다면 수정의 기회로 삼고 그렇지 않다면 나의 진심과 열정을 상대방의 이기심으로 상처받게 두지 말자. 교사에 대한 사회적인 불신, 교권침해, 아동학대 고소들과 교육에 대한 교육을 전혀 위하지 않는 정책들이 난무하는 교육 현장에서 내 일이 그저 그런 일로 취급되길 바라지 않는다. 바깥의 권위에 휘둘리고 있는 공교육 현장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심으로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 진심으로 만나 가르치고 내 일을 잘 해내고 싶다. 내 안에 안테나를 세워 나만의 권위를 가지고 묵묵히 교사로서의 내 길을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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