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6일 화요일 날씨: 겨울다워!
행복해, 포도랑 같이 잘 수 있어서.
행복해, 우리 포도 손을 잡을 수 있어서.
엄마는 참 행복해, 지금 잘 수 있어서.
어젯밤 9시쯤, 평소와 달리 일찍 글을 끝내고 포도와 같이 자려고 누웠다. 행복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제야 알았다. 포도를 재운 뒤 다시 일어나 글을 쓰는 일, 엄마랑 떨어져서 너무 슬프다는 포도를 남편에게 맡기고(아빠랑도 잘도 잘 거면서!) 늦은 밤에 글을 쓰는 일은 내가 체감했던 거보다 훨씬 더 내게 스트레스를 줬나 보다. 몸은 이불에 누웠는데 마음은 문장을 계산했다. 새털 같은 낮 시간에는 도대체 뭘 했길래 내게 가장 중요한 일을 야심한 시간에 시작하냐고, 무의식 중에 자책했다. 억울해서 대꾸도 했었지. 오늘도 솜털 같은 일을 쉬지않고 해치웠다고.
어젯밤에는 아름다운 말을 수없이 내뱉으며 잠이 들었다. 행복해, 행복해, 행복해. 나를 갉아먹었던 나를 쓰다듬어 줬다.
오늘은 치킨을 많이 먹고 뱃살이나 띵까띵까 두드리며 자려고 일찍 쓴다.
“엄마, 우리 딩동벨(월패드) 고친 기념으로 치킨 시켜 먹자.”
“엄마, 오늘은 나 수료식 한 기념으로 치킨 시켜 먹자.”
시켜 먹자는 포도의 제안을 계속 거절할 수 없었다. 포도에게 엄마가 튀겨준 치킨보다 왜 배달 치킨이 더 맛있냐고 물어봤더니,
“시커먼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주는 기분이 들어서.”
라고 했다. 하긴 내게도 선물이다. ‘오늘은 뭘 해먹지?’부터 시작하는 집안일을 통째로 없애주니 말이다.
글을 이렇게나 빨리 쓰고 있으니 오늘 밤에도 행복할 것이다. 해야 할 일을 마감 시간보다 일찍 해내는 건, 대단하고 훌륭한 일이다! 해낸 후 찾아오는 만족감과 해방감이 나를 자유롭게 해준다. 물론 이 만족감도 매일 느끼다 보면 무뎌질 것이다. 사람은 성실하게 무뎌지는 존재니까. 그래도 지금은 이 기쁨에 감탄하겠다.
내일도 일찍 일어나야겠다. 오늘 정말 오랜만에 일찍 일어나 마신 커피 한 잔은 마키아토 시럽처럼 달콤하고 향긋했다. 내가 만든 달달함, 나 혼자만 느낄 수 있는 향그러움. 작년에는 새벽글방까지 운영했던 새벽 예찬론자였는데, 요즘은 늦잠 예찬론자가 되었다. 일찍 일어나 봐야 피곤하고 피부만 안 좋아지지 뭐. 그런데, 잠을 실컷 자보니 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포도를 등원시키고 요가하고 청소하고 밥하다 보면 하루가 금세 다 끝난다. 나는 무언가를 배우고 경험하며 쌓아나가야 하는 나이니깐(아직 갈 길이 멀다, 멀어), 다시 새벽 예찬론자로 돌아가야겠다. 변신!
<대차게해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새 나라의 어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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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등원 전 찍은 사진이다. 수료식이 끝나면 이제 유치원에서 제일 형님이 되는 거라며 좋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