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에 있어 나만의 철칙이 하나 있다.
다른 이성문제로 상대방이 불만을 표현한다면
그것은 이유를 불문하고 나의 잘못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20대 초반 연애경험이 많지 않던 시절
여자 친구와 다른 이성친구 문제로 다툰 적이 있다.
다른 여자와 관련된 이야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그녀의 모습이 재밌어서
반복적으로 다른 이성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그때마다 그녀는 질투 섞인 투정을 내뱉곤 했다.
어리석게도 난,
그녀에게 상처를 주는 방식으로 사랑을 확인하려 했다.
그때는 그 모습이 너무 좋았다.
그녀의 질투하는 모습을 통해 나를 향한 사랑이 증명되는 것 같았고,
그녀를 불안하게 하는 것이 나를 더 사랑하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고 착각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되었다.
그녀가 그로 인해 많이 상처 입고 괴로워했다는 것을
그녀 안에 있던 어린 시절 상처가 나의 태도로 더 깊어지고 있었고
점점 자신이 상처받지 않기 위해 숨을 곳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는 것을
다른 누구와의 관계보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의 작은 감정이
더 소중하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아 버렸다.
미련하게도 그때서야 알았다.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질투가 아닌 더 큰 사랑이라는 것을
사랑을 견고하게 하는 원동력은 불안이 아닌 신뢰라는 것을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을 다른 사람과의 관계로 인해 고통받게 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행동이었는지를
다른 이성친구와의 거리보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의 작은 감정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그녀가 떠나버린 빈자리에 홀로 선 후에야 알았다.
연애의 철칙,
상대방에게 이성문제로 고민하지 않게 하는 것
그렇게 철없이 흘러가버린 어린 시절의 연애 뒤
나에게 생긴 연애에 관한 변하지 않는 철칙이 있다.
상대방에게 이성문제로 고민하지 않게 하는 것
그 고민에는 합당한 이유도, 합리적 근거도 필요하지 않다.
그냥 내 옆에 있는 그녀가 불편하다면 그것만으로 내가 멈춰 서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