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수많은 사랑 속에서 늘 이별을 마주한다.
영원할 것만 같은 반복되는 착각 속에서 우리는 또 이별을 마주한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모든 일의 시작은 그 끝을 동반하듯
만남은 늘 이별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이별의 모습에 따라 사랑한 모든 순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길 수 있다.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하고 헤어지는 과정 속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 언제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사랑이 끝나는 헤어짐의 순간을 꼽을 것이다.
이별의 모습에 따라 모든 것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만들기도
모든 것을 잊고 싶은 기억으로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단어로 헤어짐을 포장하고 싶지는 않다.
누군가 혼자 견뎌야 하는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의 고통과 슬픔을
아름답다는 단어로 표현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추억이 아름답기 위해선
헤어짐에도 예의와 배려가 필요하다.
다만 나의 지나간 사랑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기 위해서
상대에게 나와의 시간을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겨두기 위해서
우리는 헤어짐에도 예의와 배려가 필요하다.
헤어짐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배려하는 마음
이별의 아픔과 슬픔을 공감하고 이해해주는 마음
한때는 가장 소중했던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려는 자세
그것이 그 사랑을 추억으로나마 간직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인지도 모른다.
사랑했던 시간이 아름답게 추억되기 위해
그 사랑에 대한 마지막 노력이 필요하다.
사랑한 순간을 그리고 이별을 아름답게 기억할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내가 한 사랑에 대한, 그리고 한때 가장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나의 사랑에 대한 마지막 노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