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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로 Sep 05. 2017

나를 위한 사랑 지침서

무심코 들어선 서점, 가장 눈에 띄는 중앙 한가운데

사랑과 이별에 관한 이런저런 지침서들이 한가득 꽂혀있다.

누구나 하는 보통의 사랑, 흔한 이별인데 어쩌면 이렇게도

알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많은지 새삼 느끼게 한다.


사랑에는 분명 지름길이 있는 듯하다.
사람의 보편적 감정에 대한 이해는
사랑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지렛대가 되어주기도 한다.


사랑에 대하여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책들을 찾아보지 않더라도

우리는 주변에서 수많은 사랑에 관한 조언들과 쉽게 쓰인 글들을 흔하게 마주한다.    


분명 사랑에는, 연애에는 지름길이 있는 듯하다.

사랑은 사람의 감정과 심리적 요소들을 기반으로 시작되기에

사람의 보편적 사고와 감정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쓰인 사랑에 관한 지침서들은

어찌 보면 사랑을 쉽게 시작하기에 너무도 유용한 팁을 제공해 주는듯하다.    


나의 사랑에 대한 정의가 보편적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나만의 연애, 나만의 설렘, 나만의 사랑에 대한 정의가 있다.


그러나 그런 정답을 찾아가는 방식의 사랑이,

지침서를 따라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내 모습이 선뜻 내키지 않는다.

세상에 특정 방식의 연애만이, 보편적 형태의 설렘만이 사랑이라 정의할 수 없기에

사랑에 대한 수많은 조언들은 그저 그들이 경험한, 그들이 정의한 사랑의 방식일 뿐,

나에게는 나만의 연애방식이 있고 나만의 설렘이 있고 나만의 사랑에 대한 정의가 있다고 믿는다.


어쩌면 나의 사랑방식이 보편적이지 않을 수 있다. 

나의 사랑에 대한 정의가 모두의 공감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의 사랑은, 나의 연애는 온전히 나의 것이기에

그 누구도 그것이 옳다, 옳지 않다 논할 수 없다.    

그저 그렇게 나만의 사랑방식을 조금씩 다듬어 나갈 뿐이다.


나의 사랑이 보편적일 필요는 없다.
그저 나의 서툰 사랑이
가장 크다 말해주는 한 사람이면 충분하다.


나에게 맞지 않은 사랑방식의 옷을 입고 쉽게 시작된 사랑은

내가 아닌 다른 이의 모습을 흉내 내어 시작된 사랑은

또 다른 고민의 시작을 예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의 사랑이 보편적인 사랑방식일 필요는 없다.

나다운 것이, 나의 사랑법이 좋다 말해주는 사람

내가 전하는 서툰 마음을 따뜻하다 느낄 수 있는 사람

나의 어설픈 표현 방식에도, 나의 작은 용기에도 설렌다 하는 그런 사람

그렇게 조심히 건넨 마음이 세상에 가장 크다 여겨주는 그런 사람 하나면 충분하다.    

오늘도 그렇게 그런 연애, 그런 사랑, 그런 사람을 기다릴 뿐이다.


가장 나다운 사랑을 시작하고 싶다.
어차피 내 마음, 내 감정, 내 사랑, 내 사람이니까.


조금 더디 가도 괜찮다. 조금 오래 기다려도 괜찮다.

내 서툰 사랑이지만 난 그 서툰 방식으로 나만의 사랑을 하고 싶다.

다른 이의 방법으로 더 나은 사랑, 더 쉬운 사랑을 꿈꾸기보다

나만의 사랑방식으로 가장 나다운 사랑을 시작하고 싶다.

어차피 내 마음, 내 감정, 내 사랑, 내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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