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무모한 사람입니다.
앞뒤 정황과 확률적 계산보다 영혼에 대한 믿음이 먼저인 사람입니다.
당신은 무모한 사람입니다.
우리를 향해 이유 없는 신뢰를 보이는 당신은 무모한 사람입니다.
무엇이 당신으로 하여금 우리를 그렇게 신뢰하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당면한 문제 앞에서 책임을 논하기보단 우리에 대한 신뢰를 먼저 보였고
신뢰가 무너진 순간에도 실수였을 거라며, 이유가 있었을 거라며 더 큰 신뢰를 보이는 무모한 사람입니다.
당신은 계산이 없는 사람입니다.
한정된 재정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할지, 조금 더 아낄 수 있을지 고민하기보다
내가 흘려보내는 물질이 누구를 기쁘게 할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는 계산이 없는 사람입니다.
당신은 미련한 사람입니다.
쉬운 길을 알면서도 힘든 길을 우직하게 걷는 미련한 사람입니다.
당신은 미련한 사람입니다.
빠른 길, 편한 길을 알면서도 힘든 길, 어려운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미련한 사람입니다.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말을 원하는지, 어떻게 사람을 끌어모으는지 알면서도
복음을 전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며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말, 관심 없는 말을 끊임없이 외치는
그것이 사람들에게 외면받는 일이라 할지라도 그 길을 우직하게 걷는 미련한 사람입니다.
당신은 자신을 포장할 줄 모르는 사람입니다.
수백 명 앞에 서야 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따르는 자리에 서있는 리더로서
자신을 포장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면서도 자신의 나약함을, 넘어짐을 먼저 고백하는 사람입니다.
그 고백으로 인해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받게 된다 할지라도
오늘도 나는 넘어졌고 그러기에 하나님을 더 찾을 수밖에 없었노라고 고백하는
자신을 포장할 줄 모르는 그런 사람입니다.
그런 당신이 가끔은 대책 없어 보이기도, 때로는 답답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미련하고, 계산이 없고 무모하며, 자신을 포장할 줄 모르는 그런 당신이
평생 그렇게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을 통해 그분을 볼 수 있는 이유는
당신이 그분의 모습 그대로 살기를 소망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에게 맡겨진 영혼에게 이유 없이 보내는 무한한 신뢰가
세상적인 계산보다 영혼을 먼저 가슴에 품는 뜨거운 열정이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보다 진리와 사명을 전하는 미련한 강직함이
자신의 선함과 행위를 자랑하기보다 자신의 나약함과 자격 없음을 먼저 고백하는 순수함이
당신이 걸어가야 할 험난한 길 위에서도, 삶의 역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당신을 통해 그분을 볼 수 있는 이유는
당신이 그분의 모습 그대로, 걸어온 길 그대로 살기를 소망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세상에서 미련하다 손가락질받는 길일지라도
그 길이 옳다 외치며 그렇게 살아보자고 외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오늘이 헛되지 않음을 내가 증언하고 싶습니다.
당신과 그분이 걷는 길을 조금이나 함께할 수 있음에 행복했습니다.
당신은 우리를 향해 어떠한 정치적 행동도, 경영적 사고도, 경제적 계산도 하지 않았던
그분이 우리를 사랑하신 방식 그대로 이유 없는 사랑을 실천하고자 했던 그런 목자이자 스승이었습니다.
내가 당신이 전하는 복음을 사모하는 이유입니다.
조금 부족할 수도, 더딜 수도 있지만 당신이 가려는 길은 그분이 우리에게 걷길 바라셨던 길임을
당신의 오늘이 헛되지 않았음을 내가 증언하고 싶습니다.
당신과 그분이 걸어가는 그 길을 조금이나마 함께 할 수 있었음에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