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출

18화

by 에르네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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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현우는 한 대학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었다. 그가 발표한 헬리오스 코드에 대한 내용을 일부 보완한 연구가, 다른 학자의 이름으로 발표되고 있었다.

“이건…….” 그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발표 자료 속 도형과 문장은 그가 직접 작성한 것과 거의 동일했다. 그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세미나가 끝난 후, 그는 발표자에게 다가가 조용히 물었다. “이 자료, 어디서 입수하셨습니까?”

상대는 당황한 듯 말을 얼버무렸다. “자료 제공자가 있어서요… 정확히는, 정 박사님의 초기 논문을 참고한 거라…”

그날 밤, 현우는 자신이 보관해둔 클라우드 폴더를 확인했다. 수정 내역, 접근 기록. 누군가 그의 허락 없이 자료를 가져가 공개한 것이 확실했다. 그는 배신감에 눈앞이 아득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언론에서 기사화가 시작됐다. “신비의 고대 코드? 새로운 역사 해석 가능성 제기”라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그의 연구를 다른 학자의 이름과 함께 보도했다. 기사엔 그의 이름은 단 한 줄도 언급되지 않았다.

그는 분노를 억누르며 후원자에게 연락했다. 응답은 단순했다.

“예상된 일입니다. 당신의 길은 이미 다른 궤도 위에 있습니다.”

그는 답장 대신 창밖을 오래 바라보았다. 서울의 도심이 흐릿한 안개 속에 잠겨 있었다. 빛나는 것들은 많았지만, 진짜 별빛은 보이지 않았다.

‘누가 가져가도 좋다. 하지만 나는 끝을 볼 거다.’

그는 노트를 열었다. 그리고 다음 여정의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제 그는 외부의 인정을 위한 길이 아닌, 진실 자체를 향한 길 위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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