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로의 귀환

19화

by 에르네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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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정현우는 조용히 서울을 떠나 강릉으로 향했다. 누구의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오직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고속도로만 바라보며 그는 생각에 잠겼다. 그곳은 그가 태어난 곳이자, 모든 시작이 있었던 장소였다.

강릉에 도착한 그는 어릴 적 자주 찾던 바닷가로 향했다. 해가 천천히 수평선 아래로 기울어가는 그 시간, 그는 잔잔한 파도 소리 속에서 오래된 사당을 떠올렸다.

그 사당은 마을 사람들조차 쉽게 접근하지 않던 곳이었다. 바위 절벽 아래에 숨겨져 있고, 전설에 따르면 오래전부터 ‘삼신의 집’이라 불리던 장소였다. 어릴 적 그는 아버지와 함께 그곳에 간 적이 있었다. 희미한 기억이었지만, 그곳에서도 어딘가 익숙한 문양이 있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는 마을 회관을 찾아 노인 한 분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절벽 아래 사당에 대해 기억나시는 게 있으신가요?”

노인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거긴… 오래됐지. 사람들 잘 안 가. 귀신 나온다는 말도 있고.”

“그 안에 문양이나 조각 같은 게 있었나요?”

“그게… 해랑 달 같은 게 돌에 새겨져 있었어. 뱀 같은 것도 본 것 같고… 지금은 다 부서졌을 거야.”

현우는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곧장 절벽으로 향했다. 거친 풀숲을 헤치고, 바위 틈을 비집고, 조심스럽게 발을 디뎠다. 그리고 마침내, 조용히 모습을 드러낸 무너진 사당의 잔해 앞에 섰다.

해가 완전히 저문 순간, 그는 손전등을 켜고 내부로 들어갔다. 바닥은 습기로 젖어 있었고, 벽은 갈라져 있었지만, 그 한쪽에 아직도 남아 있는 조각이 있었다.

그것은 둥근 원과 그 곁을 감싸는 반달, 그리고 몸을 꼬은 뱀이었다.

그는 숨을 멈췄다. 모든 문명에서 발견했던 그것이, 자신의 고향에도 있었다.

“이건 우연이 아니야… 이 땅도 연결되어 있었던 거야.”

그는 조용히 손을 뻗어 문양을 더듬었다. 그리고 다짐했다.

“나는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할 거야. 그리고 끝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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