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의 신 – 시즌 3-2 방황하는 젊음
청와대 비서동, 정책기획실.
정책의 실장은 두꺼운 파일 더미 위에 손을 얹었다.
파일 표지엔 다음과 같은 제목이 적혀 있었다.
『청년 고립지수: 세대 단절 현황 보고서』
– 통계청·고용노동부·복지부·교육부 자료 통합 분석
그는 보고서 한 장 한 장을 넘기며 생각에 잠겼다.
“노동시장에서 사라진 청년,
인간관계에서 고립된 청년,
복지 대상에서 빠진 청년…
이들은 이제 통계로만 존재한다.”
보고서 1페이지.
· 은둔형 외톨이 추정 인구: 21만 3천 명
· NEET(취업·교육·훈련 무관 참여 無) 청년 비율: 15.4%
· 20~39세 중 “사람과 관계 맺기 두렵다” 응답자 비율: 42.7%
· 30세 이하 1인 청년 가구 중 “정기적 인간관계 無”: 약 39%
정책의는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이들은 실업자가 아니라, 연결되지 않은 존재다.”
청와대 집무실.
이나라 대통령은 커다란 스마트스크린 앞에서 실장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그래프는 10년 전과 지금을 비교하며, 청년의 ‘참여 지수’가 급감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었다.
“10년 전엔 청년 고용을 이야기했지만,
지금은 청년 존재 자체가 사회에서 지워지고 있습니다.”
이나라는 말없이 화면을 바라보다가 물었다.
“실장, 이 숫자들을 인간으로 번역할 수 있어요?”
정책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서 몇 명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1. 김도현(28세, 무직 4년 차)
“아무도 날 필요로 하지 않는데… 왜 나가야 하죠?”
2. 이예나(24세, 대학 중퇴)
“밖에 나가면 비교당하고, SNS 안 하면 뒤처진대요.
근데 둘 다 하기 싫어요.”
3. 정윤석(31세, 부모와 동거)
“난 은둔형 외톨이가 아니라, 그냥… 관망자예요.
이 사회가 날 부르지 않아서 안 나가는 거예요.”
이나라는 눈을 감고 말한다.
“실장. 이들이 우리 사회에 돌아오게 하려면, 뭘 먼저 물어야 할까요?”
정책의는 잠시 고민하다 대답했다.
“우리는 그동안 ‘일하고 싶은가?’만 물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살고 싶은가?’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이나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속삭였다.
“그리고 그들이 ‘네’라고 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겠죠.”
그날 밤, 실장은 보고서를 정리하며 마지막 장에 이런 메모를 남겼다.
“청년을 고용으로 복귀시키기 전에,
먼저 사회에 초대해야 한다.
그 초대장은, 숫자가 아니라 ‘공감’으로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