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YOB Kim Jul 26. 2016

창업가의 Mindset

Why에 대한 답과 열린 마음

7월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런 날씨에 집 밖은 위험하다지만 나에게는 '집 밖'이라는 표현보다 사무실 밖'이라는 표현이 더 와 닿을 것 같다. 올해도 아는 사람만 안다는 사무실 피서를 즐겨야 할 것만 같다. 7월은 더위 말고도 사업자들에게는 참 어려운 달이다. 바로 부가세 신고가 있기 때문이다. 부가세 신고를 하니 전반기에 있었던 여러 크고 작은 이슈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결과적으로 전반기만 했어도 지난해 대비 약 400%의 매출 성장을 이뤘다. 아주 기쁘고 좋긴 하지만 마음 한편에 뭔가 모를 몽글몽글한 감정이 있다.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개인적인 사건들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


학회 참석차 다녀왔던 제주도의 푸른바다. 이것이 이번 여름이 마지막 바다일지도..


창업교육을 위해 힘쓰고 있는 나는 다양한 예비 학생 창업가들을 만난다. 나 또한 대학생 때부터 창업을 시작하여 현재까지 살아남기 위해 노력해왔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그들의 마음과 생각을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 창업 붐이 일어나면서 창업을 생각지도 않았던 친구들마저 분위기에 이끌려 이 바닥에 들어오는 경우가 생긴다. 이런 친구들이 소위 스펙을 만들기 위해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가 배우는 것 없이 시간을 낭비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울 따름이다. 내가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에는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배우려고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몸과 마음과 시간을 다 바쳐서 열심히 했었다. 물론 지금 그렇게 하라면 못할 것 같다. 현재는 창업에 대한 정보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이를 이용해서 꼼수를 알려주려고 하는 불량 멘토들이 늘어남에 따라 상처받고 떠나는 사람들도 많아지는 것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마음가짐(MIndset)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적어보자 한다.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

일을 할 때 대학생과 실무자의 가장 큰 차이점은 WHY에 대한 답을 할 수 있느냐이다. 대학에서 팀 프로젝트를 하는 과정을 보자. 우선 팀을 정하고 각자 역할을 나눈다. 그리고 자기 역할에 맞는 분량의 자료를 조사하고 취합하여 발표자가 발표한다. 언뜻 보면 역할분담이 굉장히 잘 이루어진 합리적인 방법 같다. 하지만 실제로 하는 것을 보면, 우선 다른 사람들이 어떤 것을 조사하는지 알지 못하고 순서도 뒤죽박죽인 자료들을 모아서 보낸다. 자료를 취합하는 사람은 쓸데없는 자료들을 억지로 모으다가 결국엔 자기가 다시 조사해서 발표자에게 넘긴다. 발표자는 발표 대본에만 충실하게 발표를 하기 때문에 조사 내용에 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고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도 못한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흔히들 기계의 부품이 되지 말라고 하는데 이런 과정을 거쳐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기계의 부품이 되는 것밖에 할 수 없을 것만 같다. 

그렇다고 기계의 부품이 되지 말라는 말을 창업에 대한 자기합리화로 생각하면 안 된다. 이 말은 생각 없이 쳇바퀴 돌듯 일하는 사람이 되지 말라는 뜻이다. 자신이 이 일을 왜 해야 되는지를 정확히 알고 주제적으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보여주는 미국 NASA의 청소부에 얽힌 유명한 얘기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청소부가 어떻게 보면 하찮은 일을 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NASA에서 일하는 청소부는 자신이 단순히 쓰레기를 치우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달에 발을 내딛기 위한 일을 돕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얼마나 멋진 생각인가! 분명 이 청소부는 자신이 이 일을 하는 것에 대한 강한 동기부여가 있기 때문에 일을 더 잘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이런 사고방식(Mindset)의 차이가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왜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스스로 답하는 것은 일을 하는 데 있어 동기부여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일의 효과성을 높여준다. 스타트업에서는 모든 직원이 대표처럼 일해야 정말 스타트업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고속성장을 할 수 있다. 이 조직 안에서 내가 하는 일이 어떠한 이유를 가지고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하는 일과 행동의 파급효과를 예측할 수 있어야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할 수 있다. 이런 큰 흐름 안에서 일을 해나간다면 업무를 하는 데 있어 시야를 넓힐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어떻게 보면 큰 조직(대기업)보다는 작은 조직(스타트업)이 일을 배우고 마인드셋을 정립해 가는 과정에서는 더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전제는 작은 조직의 리더는 한 배를 탄 팀원들과 모든 것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일을 하는 것에 대한 동기와 이유를 대표자 자신부터 확고히 정립해야 한다. 그리고 어떠한 변화나 진척사항이 있을 때마다 팀원들과 소통하며 회사를 이끌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대표자의 고민에 답을 던져주며, 의견을 냄으로써 방향성을 같이 만들어 나가는 조직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열린 마음과 끈기

내가 생각하는 열린 마음(Open mind)에는 다양한 개념이 함축되어있다. 일이 잘 되지 않을 때에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인내하고 끈기 있게 나아가는 것, 사람들을 대할 때는 편견과 이익에 상관없이 상대방을 받아들이는 것 등 나를 내려놓고 한 발자국 뒤에서 바라보는 것들을 포함한다. 

스타트업은 실력도 중요하지만 실력만으로는 안 되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내가 몸담고 있는 창업교육분야는 시장이 포화되어 있고, 기존의 대형 업체들이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살아남기가 굉장히 힘들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남는 것도 어떻게 보면 실력보다 '운'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운도 소용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력은 있지만 기회가 오지 않는 것이다. 기회가 왔을 때 실력을 발휘해서 확실하게 낚아채는 것이 성공 공식이다. 그 기회를 어떻게 만드느냐가 스타트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기회는 아무게나 자주 오지 않기 때문에 이를 끈기 있게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Dead point에서 일을 접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것보다 그것을 넘기 위해 현재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편이 훨씬 생산적이다. 역량과 한계를 진단하고 끊임없이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기회는 반드시 올 것이다. 해가 뜨기 바로 직전이 제일 어둡다고 하지 않던가..

그래서 나는 이런 기회를 만들기 위해 스타트업 대표자는 어느 정도 외부활동을 해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물론 성격상 힘든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너무 외향적이어서 내실은 다지지 않고 외부활동에만 집중하는 사람도 있다. 전자보다는 후자가 더 문제이긴 하지만 기회를 포착하고 만들기 위한 활동은 언제나 중요하다. 이것도 스타트업에서 해야 할 하나의 업무라고 생각하고 열린 마음을 가지고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업계가 좁기 때문에 인적 네트워크의 효과성은 더욱 배가된다.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우리의 일에 영향을 끼칠지 모르는 것이 정말 재미있는 부분이다. 단, 사람들을 만날 때 우리 회사에 도움이 될지 안될지를 기준으로 만나는 것보다는 상대방 자체를 보고 만나는 것을 추천한다. 스타트업 업계에 있는 사람들의 내공과 일 외적인 부분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아시안리더십컨퍼런스 참관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