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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질 현 서로 상 Jan 02. 2024

직장생활과 시(Poem)간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논리와 감성, 효율과 낭만 그 사이에서

이번 1분기 매출은 계획 대비 82%를 달성하였으며,
주요 제품군의 전방 산업 시황 악화로 인해...


프로 직장러라면 익숙하실 이런 멘트들은 제가 오늘 회사에 앉아서 오전 내내 붙들고 있었던 그룹 전체 팀장 세미나의 발표 자료 중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아, 물론 제가 발표하기 위한 자료는 아닙니다. 

많은 직장인 여러분께서는 대부분의 실무자들이 직장생활 동안 본인이 직접 발표할 자료보다 '남(상사)'이 발표할 자료를 대신 만드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에 공감하시겠지요.


회사의 많은 보고서와 발표 자료들에 사용되는 단어들은 주로 '매출', '비용과 이익', '효율성'들과 같이 숫자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숫자들로 표현되다보니 이성적이며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역할로써 딱입니다만 이런 단어들에서는 열심히 일선에서 발로 뛰고 깨지고 있는 직장인 여러분의 노력들이 반영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아 때로는 차가운 촉감의 단어들이기도 합니다.


회사에서 미래 예측을 위해 돌려보는 시뮬레이션(Simulation)이나 최적의 유통 경로를 찾기 위해 '선형계획법(Linear Programming)'을 이용하는 방법 등 여러 경영과학의 기법들이 사실은 모두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싸워서 승리하는 것이 목표인 군부대에서 개발된 것임을 생각한다면, 회사에서 쓰는 용어들이 왜들 그렇게 퍽 정 없어 보이는지도 이해가 갑니다.




그에 비해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시(Poem)'는 오묘한 감정과 섬세한 정서를 그리며 사랑하고 갈등하고 화합해나가는 모습을 '은유(metaphor)'와 '직유(simile)'로 풀어내는 문학의 한 종류로서 비즈니스 보다 훨씬 더 감성적이며 따뜻하고 때로는 뜨거운 촉감의 성질입니다.


비즈니스가 효율성을 추구한다면 시는 낭만을 추구합니다.

비즈니스가 객관적 지표를 따질 때 시는 시인의 주관적 사고에 집중하고,

비즈니스가 논리에 의한 설득이라면 시는 감성에 의한 공감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다른 두 가지에서 공통점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여러 시집들을 읽고 회사에서 여러 업무와 프로젝트들을 경험해보면서 시에서 얻은 감명을 회사생활에서 어떻게 적용해볼 수 있을지, 

회사생활에서 얻은 경험들로 시 읽기를 어떻게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글로 써보려 합니다.


제가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직장생활)과 가장 좋아하는 것(시 읽기)끼리 연관지어볼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맞습니다. 다소 억지스러울 수 있지만 해보려 합니다. 원래 극단의 있는 것끼리 끌린다고들 하잖아요?


가장 좋아하는 시인 중 한 분인 박준 시인의 시집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와 제가 담당하고 있는 HR 업무와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려 합니다.


다음 글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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