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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기업의 연봉 수준

by 친절한 알렉스

외국계 기업에 다니면서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바로 '연봉'이 아닐까 한다. 관리자급 직장인이든 사회 초년생이든, 연봉은 많은 급여 생활자들의 관심사인 것이 당연하다. 한국 기업의 경우 친구나 선후배를 통해 다른 동종 업체나 다른 직종의 급여 수준이 어떻게 되는지 전해 들을 만한 창구가 있다. 그런데 외국계 기업은 그 창구가 없다. 주변에 외국계 회사를 다니는 사람이 드물고, 만약 있다 한들 그 업종과 직책이 너무도 다양하여, 비교를 위한 정확한 표본 수집이 어렵다. 그래서인지 외국계 기업의 연봉에 대해 정확히 정리하는 것은 어려우며, 외국계 기업의 연봉은 '신비로운 베일'에 감춰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 역시 다양한 업종과 다양한 직책이 교차되는 여러 외국계 기업의 연봉을 알기는커녕, 경쟁업체 직원들이 얼마큼의 연봉을 받는지도 100% 알 수가 없다. 따라서 본 글은 외국계 기업에 관심이 많은 사회 초년생들이 참고할 만한 수준의 자료임을 밝히오니,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길 바란다.


먼저, 외국계 기업은 일반 소비재 제조업부터 IT 서비스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어 업종별 분야별 연봉 수준을 정리하면 좋다. 2010년대 이전 전통적인 제조업이 강세였을 때는 석유화학, 자동차, 반도체, 조선, 산업용품 등의 분야에 종사하는 외국계 기업 종사자들의 평균 연봉이 높았다. 그러나 2010년대 후반과 Covid-19를 겪으면서 IT, 소프트웨어 분야의 평균연봉이 급상승했다. KOFA(주한외국기업연합회) 기준 1~3년 차 4년제 대졸자 신입사원의 기준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1위 IT, 소프트웨어 : 4,000만 원 ~ 4,500만 원

2위 반도체 : 3,500만 원 ~ 4,000만 원

3위 산업용품 : 3,000만 원 ~ 3,500만 원


다음은 외국계 기업의 직급별 연봉 테이블이다. 요즘은 대리, 과장, 차장 같은 작급체계가 많이 없어지는 추세고, 특히 외국계 기업의 경우 국내의 전통적인 직급 개념과 많이 다르다. 따라서, 업종 구분 없이 필자의 직접적인 경험과 주변 선후배나 인맥들을 참고한 자료임을 고려해 주시기 바란다. 자료의 공신력은 떨어지지만, 실제 체감도는 훨씬 현실적이다.


신입 사원 1~3년 차 : 3,500만 ~ 4,000만

대리급 3~6년 차 : 4,000만 ~ 5,000만

과장급 6~10년 차 : 5,000만 ~ 6,000만

차장급 10~15년 차 : 6,000만 ~ 8,000만

부장급 12~20년 차 : 7,000만 ~ 1억

이사급 20년 차 ~ : 1억 ~ 3억

CEO, 대표이사, 한국지사장 : 2억 ~ 10억


다시 한번 말 하지만 상기 자료는 개인의 경험에 따른 평균 참조자료이며, 특정 업계에는 맞지 않을 수 있다. 외국계 기업에 지원하고자 하는 취업준비생은 자신이 속한 전공 분야나 희망 직군을 잘 살펴보고 미래 인생 계획을 세우는데 참고하길 바란다. 누군가에겐 상기 연봉 수준이 국내 굴지의 대기업 (삼성, 현대, LG, 카카오... 등)에 비하면 다소 아쉽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단지 위 연봉 테이블 만으로 본인의 인생경로를 정하는 것은 경솔한 판단일 수 있다. 왜냐하면 외국계 기업이 가지고 있는 가장 막강한 파워, 바로 '인센티브'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외국계 기업의 인센티브는 한 해 기준으로 한국 지사가 만들어낸 성과를 본사에 돌려주고 난 잉여금 (영업 이익) 의 일부를 나누어 갖는 것을 말한다. 국내 기업의 경우 영업 이익을 분배하지 않고 재투자를 결정할 수도 있고 인센티브를 생략할 수도 있다.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주주와 경영진의 판단을 통해 결정된다. 쉽게 말하면 줄 수도, 안 줄수도 있다. 사실, 인센티브는 의무적인 지급금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계 기업은 국내의 대표이사와 임원진 역시 급여 생활자 들이기 때문에 최대한 영업 이익을 분배하고, 한국시장에 영업 이익이 재 투자 되길 원한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 더불어 외국계 기업의 특성상 전통적인 오너형 한국 기업과 다르게 관리자급 직원들의 마인드가 개방적인 편이고, 로열티(충성도)가 굉장히 높지는 않은 편이다. (외국계 기업의 이직률이 높은 이유도 이와 같다.) 외국계 기업은 한국 내부 인원들의 영업력에 많이 의존하는 편이라, 영업 이익에 대해 한국지사 직원들과 적정선에서 분배를 하지 않으면 로열티가 떨어지고 사업이 악화될 우려도 있다.


정리하면, 신입 사원의 경우 3천 ~ 4천만 원 정도에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회사에 따라 다르지만, 인센티브 (대략 월 급여의 100%~300%) 도 받을 수 있다. 이 정도면 월 실수령액 300만 원 수준이다.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3년에서 5년간 바짝 저축해서 내집마련과 결혼도 할 수 있는 훌륭한 급여 수준이다. 월급이라는 것이 고고익선이지만, 신입 사원 때는 돈을 한 푼 더 많이 받는 것을 따지기보다는, 본인이 이 분야에서 배우고 성장할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 본인이 지원하는 업계가 사양산업 인지 발전할 사업인지, 이런 것을 면밀히 따져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일단 들어갔으면 월급, 부동산, 주식, 코인, 같은 정신을 교란시키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신경 쓰지 말고 모든 에너지를 일에만 100% 전념하길 바란다. 비전을 가지고 본인이 한국 지사의 CEO 가 되겠다는 원대한 꿈을 품고, 그날만을 상상하고, 일에만 몰두하면 무조건 성공한다고 나는 확신한다. 조금 꼰대 같은 말투로 글을 마무리하게 되어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 살아보니 그게 맞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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