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조각.
저번주 주말에는 강연을 듣고 친구 만나면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글을 쓸 시간이 없었다. 그리고 저번주에 운동을 2번 밖에 못 간 부끄러운 일주일이었다. 대신 오늘 운동을 갔다오면서 든 생각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한다. 이전에 작성했던 내용과는 사뭇 다른 일기 형식의 글이다.
퇴근을 9시 15분 쯤에 해서 불이나케 지하철을 타고 집에 와서 수영복을 챙긴 뒤 헬스장을 향했다. 회사에서 집까지는 30분정도 걸리기 때문에 얼른 집을 들러야지 헬스장 마감시간인 10시 30분 전까지 조금이라도 운동을 할 수 있다. 헬스장에는 10시 정각에 도착했던 것 같다. 턱걸이 25회 정도를 한 뒤 수영을 하기 위해서 탈의실에 들어갔다. 탈의실에서 옷을 벗고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이렇게까지 시간을 쪼개가면서 운동을 하는걸까?'
내가 바디프로필 촬영한 이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순간이었다. 그 당시에는 '자기관리', '부정적인 생각 탈피'가 가장 큰 이유였다. 하지만 정말로 이 이유가 모두 다 였을까. 아니다. 왜냐하면 정말로 나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면 딱히 프로필 촬영까지 할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다. 나도 어느정도는 이렇게 변화한 내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지기를 원했고 인정받기를 원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생각이 발전했다. 과연 우리는 얼만큼 '자기만족'을 위해서 삶을 사는가. 요즘 1인 시대라고 해서 혼밥, 혼술 등의 홀로 다니는 '족'들이 많이 생겨났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혼자 지내는 게 익숙해진 시대이다. 그 사람들의 마인드는 자기 스스로 만족만 된다면 굳이 다른 사람과 시간을 보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일 것이다. 맞다. 하지만 과연 이 사람들 평생 혼자 살고 싶어할까. 아닐거라 생각한다. 홀로 지내는 사람들도 모두 남들로부터 인정받기를, 관심받기를 원할 것이다. SNS에서의 '좋아요', '팔로우' 기능, 브런치에서의 '통계' 기능 모두 이러한 맥락에서 많은 인기를 얻은 거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 1인 시대를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올바를까. 남들과 같이 있고 그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지만 그래도 혼자만의 시간이 보장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아진 시대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인생이란 결국 평생 자기 만족을 하면서 살 수 있다면 충분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한다. 다만, 그러한 행동에 대해서 책임만 질 수 있다면. 하지만 그 이상을 원한다면, 사회에서의 인정을 받고 싶다면, 어느 공동체 속에서 '좋아요'를 '많이' 받고 싶다면 본인이 아닌 그들의 기준을 맞춰야 한다. 사회가 '좋다'라고 정해놓은 그 기준을 맞춰야지 '그' 만족을 얻으면서 살 수가 있다. 여기서 자기만족과 그들의 만족에 간극이 생겨 '고통'이 생긴다. 내가 바디프로필 촬영으로 끝난다면 일정 수준의 고통만 느끼고 끝내면 된다. 하지만 만일 내가 대회 나가서 입상을 하고 싶다면 그들의 기준에 맞춰야 하기에 '그 이상의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운동에도 인생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큰 변화를 원치 않고 단순히 적당한 관리를 원한다면 고통스럽지 않다. 하지만 몸을 멋있게 만들고 싶고 그 미의 기준을 본인 뿐만 아니라 타인도 수긍을 하고 싶게 만들고 싶다면 큰 고통이 수반된다. 적당히 돈을 벌고 사회적 지위를 얻고 싶다면 적당히 하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이상을 원한다면 굉장히 고통스럽다는 것을 당연히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