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웃는 사진이 좋다. 댕댕미 가득한 해맑은 웃음이 예쁘다. 활짝 웃는 사진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행복했던 순간의 기억 필름이 자동으로 재생된다. 분위기 있어 보이려고 한껏 노력한 사진은 곧 잊히고 마는데, 배시시 웃는 사진은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그러고 보면 특히 나를 예쁘게 찍어주는 사람들이 있다. 화장을 안 해도, 꾸며 입지 않아도 내게 인생 사진을 안겨주는 이들이 처음에는 마치 마법사 같았다. 신기해서 작가님, 작가님 하며 감사를 전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이유를 '효리네 민박'에서 찾았다.
"진짜 희한한 게 오빠가 찍은 사진이 제일 예쁘게 나온다? 찍은 시선과 마음이, 예쁘게 보면 예쁘게 찍히는 것 같아."
이효리가 이상순에게 건네는 말이 인상 깊었다. 톱스타를 찍어주는 내로라하는 작가들보다 남편인 이상순이 이효리를 더 예쁘게 찍어준다니! 결국 사진에는 마음이 담기는 건가. 나보다도 나를 예쁘게 바라보는 그 마음에 가슴이 벅차다. 그리고 그런 그들 앞이라서 나는 더 자연스럽고 편안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내가 나다워도 비난받지 않을 거라는 확신. 나의 어떤 생각과 감정, 약한 모습도 받아들여질 거라는 믿음이 그들과 함께한 시간 속에서 천천히 스며들었다. 나는 그들과 함께 있을 때 자유롭고 평화로운 사람이 된다. 슬며시 웃는 미소 한 조각이 아름다운 사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