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다시 시작해야겠다.
처음 브런치를 시작했을 땐 내 이야기들을 하나의 완성작품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에, 글을 써 나가는 게 재미있었다. 푸드트럭이라는 이색적인 소재도 있었다. 푸드트럭 하는 어른이의 도전기, 장사하며 겪는 에피소드로 일관된 주제는 브런치 글쓰기의 원동력이었다. 장사를 2년 만에 접을지 몰랐지만 푸드트럭을 해가며 관련 책을 내고 싶은 꿈도 있었다.
그래서 푸드트럭을 그만두고 난 후로는 글쓰기가 어려워졌다. 꼴에 브런치 작가 타이틀 달았다고 뭔가 작가스러운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꼴에 소재를 찾고 있었던 거다.
일상 이야기를 써보려니 그건 뭔가 소재가 아니라 생각했다. 자녀 이야기를 써보려니 육아에 투자하는 시간이 아내에 비해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내가 자녀에 대해서 하나의 작품처럼 무언가 글을 쓴다는 건 예의가 아니리 생각했다.
직장에서의 일상? 특별한 게 없어서 소재로 쓰기에 부족했다. 종교노동자의 생활? 할 말은 많은데 현역에서 전도사 직분으로 글을 쓰기엔 리스크가 있다. 그건 나중에 목사 되고 할 거다. 아무튼 소재가 찾아지지 않으니 글을 쓰기 어려웠다. 몇 번의 시도를 해보았지만 금세 의욕을 잃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앞으로도 특별한 소재는 없을 것 같다. 그래서 평소 핸드폰 메모장에 끄적이던 걸 이왕이면 브런치에 끄적이기로 생각했다. 소재 고민하지 않고. 형식 생각하지 않고. 교정 생각하지 않고. 독자층? 같은 거 생각하지 않고. 나만 본다는 생각으로 생각으로 그냥 끄적여 볼 거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