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귀한 일

진정한 존중이란

by 묵묵한 해설자
진정한 존중은 동정이 아니라 상대를 나와 동등한 인간으로 여기는 것이다


얼마 전, 앞으로 없어질 직업에 관한 뉴스를 읽어보는데, 빌딩 청소부로 일한다는 사람의 “힘들다”는 댓글에 20개가 넘는 대댓글이 달려 있었다. 뭔가 하고 열어봤더니 “세상에서 가장 귀한 일을 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모든 직업이 귀하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와 같은 댓글들이 있었는데, 그중 아주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여기 댓글 다신 분들은 자기 자녀가 청소부 한다고 하면 귀한 일을 한다며 좋아하시겠죠?


이 댓글을 보는 순간, 덕담으로 가득했던 댓글란의 온기와 달리 찬물을 끼얹는 듯한 차가움이 느껴지면서 속마음을 들킨 기분이 들었다. ‘좋은 댓글들이네’ 하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지만, 저 말을 보는 순간 마음이 불편하고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자녀가 청소부가 되는 걸 기뻐하거나 좋아할 부모는 없을 것이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말은 하지만, 높은 보수를 받는 직업은 대체로 안정적이고 사회적 대우가 좋은 반면, 낮은 보수를 받거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직업들은 그만큼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에 자녀가 그런 일을 하는 것을 반길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나는 왜 청소부를 보며 귀한 일이라고 하는 댓글들에 공감을 하고 있었을까? 그리고 왜 이를 비꼬는 댓글에 뼈를 맞은 듯한 느낌을 받았을까? 인정하기 부끄럽지만, ‘청소부가 귀한 일이라고 덕담이라도 해 줘야지’ 하는 생각, 즉 우월감을 남들에게 들킨 기분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청소부를 귀한 직업이라 칭하며 덕담을 건넸던 나의 마음은, 결국 상대를 아래로 보고 나를 위로 올리는 데서 비롯된 것이었다. 입으로는 존중을 말했지만, 내 깊은 속마음은 사실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나보다 못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동정하는 것도 귀한 마음이지만, 동정은 존중과는 거리가 멀다. 진정한 존중은 동정이 아니라 상대를 나와 동등한 인간으로 여기는 것이며, 직업과 별개로 사람의 가치 그 자체를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존중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작은 일부터 실천을 해야 할 것 같다. 주변에서 흔히 간과되는 직업을 가진 분들에게 그들의 노고에 대한 진심어린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일 말이다.


명절이 되면 일하는 분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작은 선물을 준비하곤 하는데, 이번 연말에는 우월감에서 나오는 덕담이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온 감사 담아 전하고 싶다. 진정한 존중은 바로 그런 작은 행동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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