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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nothing Jan 03. 2023

하늘에 먼지 같은 별들이 박혔다

 



 어제는 하늘에 별이 떠있었다. 마뜩잖게 까만 하늘에 박혀있는 별을 쳐다보다, 어쩐지 사진을 찍어야 할 것 같아 휴대폰을 들이댔다.  반듯한 화면 속의 별들은 정말이지, 한낱 부유물에 마지않는 먼지처럼 달라붙은 모양새였다. 실망스러웠다.


 별이 뜨지 않았던 밤들을 생각해 보다 언제는  별들에 집착한 적이 있었는지, 별들의 안위를 챙긴 적이 있기는 했는지 하는 의문이 들었. 우연찮은 시선은 시시한 감상과 쓸모없는 감정의 소모를 불러왔다. 허탈해진 나는 잡념을 갈무리하고 고개를 내렸다. 시린 바람이 온몸을 파고들었다. 다시 추워지기 시작했다.


 올해는 유난히 떠들썩하지 않은 새해를 맞이했다. 어떠한 기대도 없이, 걱정도 없이, 다짐도 없이 그냥 떠밀려 왔다. 정처를 잃은 부표처럼 시간이 흐르는 대로, 상황이 흐르는 대로 넘실 넘실 그렇게. 나는 이 상태로 어디까지 흘러갈 것인지를 가늠해 보았다. 빠른 유속에 스티로폼의 몸뚱이가 조각조각 떨어져 나갈 것인지, 갈매기의 똥이 쌓이고 쌓여 깊은 바닷속으로 가라앉고 말 것인지, 바다의 바람이 멈춰 끈질기게 고여있을 것인지.


 나는 오늘도 흘러간다. 아무것도 없는 망망대해 위에서 차양막도 방풍막도 없이 흐른다. 부연 하늘에 달라붙은 먼지별들과 검은 바다에 떠다니는 불순물인 나는 무엇이 다른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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