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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범 Jan 13. 2016

사장에서 아르바이트가 된 이야기

#2 우리가 원팀이 되었던 이유, 26년 중 가장 짜릿했던 순간.

 초인적인 힘이 나올 수 있는 비결.


 그렇게 우리는 끌리는 서로가 모여 5명의 창업팀이 되었다. 우리가 합류할 즈음에 먼저 길거리 장사를 하던 형들이 매장을 계약해 둔 상태였다. 


 우리의 목표는 뚜렷했다. 이 약 15평이 되는 공간을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최고의 공간으로 만들어 '장사'에서 성공을 거두자는 것. 뚜렷한 목표를 공유하자 엄청난 시너지가 발휘됐다. 낮에는 자금을 모으기 위해 길거리에서 물건을 팔았고 밤마다 모여 하나의 브랜드를 탄생시키기 위하여 치열한 회의가 오고 갔다. 이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합쳐지고 찢어지고 불꽃이 튀었다.(돌이켜 봤을 때 우리가 가진 핵심경쟁력이 여기 있었다.)


 그렇게 진행을 하며 여러 갈등이 생겼다. 가장 큰 갈등은 점점 역할이 자연스럽게 나뉘어졌다는 점. 5명이 함께 장사를 하고 함께 아이디어를 내서 매장을 만들고자 했으나 현실에선 말도 안되는 이야기였다. 결과적으로 2명은 매장 인테리어 공사, 2명은 길거리 장사, 1명은 아이템 준비와 4명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로 나뉘었다. 

 

 이런 일이 왜 발생했을까? 모두가 모든 일에 관여한다는 것은 애초에 비효율적인 것이었다. 우리는 동아리가 아니었다. 창업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었고 여기서 생각하던 이상 한 가지가 약간 틀어졌다. 모두가 일처리를 한 번에 한다는 것은 바보 중에 바보가 하는 일이었다. 이렇듯 자연스럽게 관심있는 분야와 목소리가 큰 쪽이 점점 역할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역할이 나뉘는 것이 왜 문제가 되었을까? 일의 귀천은 없지만 역할의 비중이란 것은 달랐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스타트업, 시작하는 단계의 프로젝트가 있다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역할이 아무래도 어렵고 비중이 크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그를 위해 서포트하는 역할은 인내심이 필요한 대신 비젼이 공유되어야 하고 비중의 크기로 본다면 작은 일을 한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5명이 함께 만드는 새로운 브랜드라고 했지만 상대적으로 역할에서 느껴지는 재미와 어려움, 고민해야하는 점이 달랐기 때문에 약간의 소통의 문제가 생겼다. 점점 진행될수록 매장 인테리어를 담당한 역할에서 나오는 의견과 진행되는 것은 장사를 통해 자금을 모으는 역할을 한 사람들과 의견일치가 되기가 힘들었다. 그도 그런 것이 매장 인테리어라는 역할을 맡아서 하루종일 고민하고 공사를 진행한 사람들이 갈수록 의견이 더 강해지는 것이 당연했다. 길거리 장사를 계속 하는 입장에서는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내기 어려운 환경(계속 고민하고 겪어야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기 좋기 때문)에 놓여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점점 소통의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문제는 잘 해결되었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었을까? 바로 '공통의 목표'가 뚜렷히 '공유'되었기 때문이다. 각기 다른 역할에서 오는 소통이 괴리감, 노동 형태의 차이에서 오는 불합리성 등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5명이 모두 똑같은 꿈을 꾸었기 때문이다. 이 매장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탄생시켜 함께 성공시키자는 뚜렷한 목표. 그리고 이를 공유했던 것. 그리고 '달성'하는 것.


 사실 한 달여간의 매장 준비기간을 이렇게 짧은 글에 쓰기 어려웠다. 하지만 길면 지루한 법. 요점만 말해서 우리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고 각자 역할을 나뉘어 맡게 되었고 목표를 달성했다. 

 

 2015년 1월, 매장을 오픈하게 됐고 우린 기적을 만났다. 운을 만났다. '달성'했다. 목표를. 매장 오픈 첫 날부터 우리가 상상하던 대로 손님들이 즐거워했고 물건을 샀다. 그리고 그런 손님들은 매우 많았다. 너무 짜릿했다. 예술이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동안 치열하게 노력해 만들어낸 우리의 결과물에 사람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이 짜릿한 순간이 내게 삶의 이정표를 놓아 주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원팀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치열한 갈등과 화합이 있었고 무엇보다 '목표'가 '공유'됐고 이것을 '달성'했기 때문이었다. 이 것이 초인적인 힘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우리는 전무하고 초라했던 우리의 지식에서 작은 목표를 달성하는 기적을 이루어내었다. 


 이는 참으로 중요한 교훈을 주었다. 마지막 결말에서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단순해 보이는 일이 얼만큼 중요했던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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