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얘들도 먹는대요. 공부 잘하려고.
딱, 한 달이 걸렸다.
아이가 ADHD 판정을 받기까지.
누군가는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는 것에 안도감과,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한 탄식,
그리고 애매한 동정심을 보내며 한 마디씩 했다.
"엄마가 힘들겠어요."
반복되는 위로에 저 사람들이 나에게 건네는 말은 진심이 담겨있을까,
혹은 괜한 가십거리를 던져준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반반
그 생각은 "ADHD로 보여집니다. 자세한 검사를 진행해보시지요."
라는 말을 들었을 때 까지였다.
처음 의심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이 의사 못믿겠네, 우리애는 그정도는 아닌데'라며
미디어에서 봤던 아이들과는 달리 우리아이는 그저 '학교'라는 공간에 대해서
불안감이 높고, 예민하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전문가의 소견이 ADHD라면, 그게 뭔지는 어렴풋이 알긴하지만
그래도 알아는 봐야지, 하며 곁눈질로 살펴봤던 책들은
'우리집 이야기랑 같네...'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점점 더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어가는 순간,
아이들을 많이 봐왔던 사람들의 "약 먹으면 금방 좋아져요."
혹은 가까이에 ADHD를 겪는 이의 말인 "요새는 강남 애들도 먹는대요. 공부 시키려구요."
라는 말들이 되려 와닿기 시작했다.
학교에 가면, 맨 앞자리에 앉아 반짝반짝한 눈으로 선생님과 눈 마주치며
손을 번쩍들고 발표하는 모습을 그렸다.
하지만, 아이는 5월까지 내 손을 잡고 교실로 향하고 있고,
수업시간에 기분이 나쁘면 상담실로 향한다.
조금 느린 아이라고 생각했다.
조금 예민한 아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대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와주려했던 어른들의 지친모습과
이미 아이에 대해 프레임이 씌워져 버린 또래의 모습에
그래도 지금 해줄 수 있는 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누군가는
엄마를 닮아서 예민한거라 하였고,
또 누군가는
엄마가 신경을 못써줘서 그랬다고 하였고,
또 누군가는
정신의학과 가는 자체가 아이에게 낙인이라고 하였으며,
또 누군가는
상담 받는게 시간낭비, 돈낭비라고 하였으며,
또 누군가는
약을 먹이면 미국의 사례처럼 총기난살범이 된다고 하였다.
그래.
너는 날 닮아서 주위를 잘 살피는 것일수도,
엄마가 신경을 못써줬으니, 신경써달라고 티를 내는 것일수도,
엄마가 해주지 못하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그리고 어느누구보다 더 단단한 아이로 자라기 위해 지금 이런 신호가 온 걸거야.
엄마도, 늘 정신없이 살고있지만
그래도 공부하고, 노력하고, 함께할게.
해보자.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