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도서관 사서이자 엄마입니다

안녕하세요. 김 여사입니다.

by 새봄

도서관 사서였지만, 이제는 엄마가 되었다.

엄마가 되고 보니, 이전에는 하기 싫다고 애써 외면하거나, 다른 방법들을 찾았던 것들을 직면해야 하는 순간들이 생긴다. 엄마가 되기 위해, 엄마이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하는 것들.

나에게 그중 하나는 "운전"이었고, 현재도 "운전"이다. 엄마의 말을 빌리자면 "겁보도 세상 저런 겁보가 없다"라고 하셨는데, "아이고 지 살자고 그렇게 하기 싫어하던 운전도 하네"라고 말할 만큼 운전을 해야 하는 이유가 생기면, 집을 더 일찍 나서 돌아가더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했고,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곳은 애써 찾아가야 할 이유를 굳이 찾지 않았다.

하지만, 이건 나 혼자의 삶일 때의 해결법. 아이가 하나, 둘이 되니 등하원 길조차도 만만치 않았다. 오르락내리락 골목길에, 우다다 뛰어가는 첫째, 안아달라 팔을 활짝 벌리는 둘째, 혼자는 10분이면 갈 길을 20분은 훨씬 넘어 등원을 하고 회사에 가면 벌써 녹초가 된 기분.

아뿔싸, 눈이나 비라도 오면 그냥 하루 연차를 내고 싶은 마음은 더 굴뚝같아진다.

그래서, 나도 살기 위해 다시 운전대를 덜덜덜 떨며 잡았다. 나 빼고 다 외제차인 듯한 서울의 도로에서, 뭔 이리도 다들 바쁜지 앞질러 가는 차들을 보며, 그래도 걸어가는 것보다 빠르다고 위안을 했으며, 쫑알쫑알 뒤에서 말을 걸고, 노래를 부르고, 둘이 싸워도 나는 정면만 보고 달렸다.

그러던 중, 아이의 말이 느려 늘 가던 집-어린이집이 아닌, 집에서 거리가 있고,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없는 병원에 호기롭게 차를 가져가는 날이 있었다. 남편도 초보가 가기엔 너무 차량이 많은 곳인 걸 알기에 차를 가져가지 말라고 했으나, 어디서 생긴 건 지 용기 비슷한 게 생겼나 보다. 병원이 길 건너로 이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이전하기 전 병원에 주차를 할 수 있다니, 우선 GO! 했는데, 네비를 아직 못 보는 내가 잘못 들어선 길이 새 병원 건물로 가는 길이었고 천운으로 아이를 병원에 데려갈 수 있었다.

문제는, 지속적인 관찰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의 소견으로 일주일에 한 번, 큰 마음먹고 그때 잘못 갔던 길을 향해 매번 나서야 했다. 난생처음 기계식 주차에 주차를 하고, 너무 좁은 출입구에서 만난 거대한 SUV에게 창문을 열고 "아저씨, 저 여기 못지나가요!!"라고 외쳤으며, 내 계산과 달리, 나의 차선 변경으로 급정거하여 화가 잔뜩 나 옆 차선으로 득달같이 붙은 택시기사에겐 창문을 열고 염소 같은 목소리로 "죄송해요 흐어어엉"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비도 못 보는 주제에 차를 끌고 도로의 "김여사"를 자처하는 이유는, 엄마를 믿고 뒷좌석에 잠든 아이들 때문.

그래, 엄마만 고생하면 돼, 엄마만 한없이 작아지는 도로 위로 나는 오늘도 끌려 나간다.

내일을 위해 오늘 긴장으로 말린 어깨를 펴본다. 내일은 운전할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얘들아,

부디- 건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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