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사서로운 삶

도서관 생태계

by 새봄

하나의 도서관이 운영되기 위해선, 생각보다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 대충 주위를 둘러보았을 때 보이는 자료 대출 반납 데스크에 앉은 직원만 손으로 세어 보면 대충 많이 잡아 한 열 명 되겠지. 라고 생각하는 게 다수..

하지만, 도서관 내에서 최고 결정권자인 도서관장을 필두로, 모체기관과의 연결고리 및 행정업무를 보는 서무,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독서문화 행사를 담당하는 사서, 모든 민원은 나에게로 통한다! 혹은 “욕받이”라고 불리는 기피 1순위 업무 “CS” 그리고,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의 도서관을 위한 문화프로그램 담당 직원. 대출 반납만 하는 게 아니에요. 다른 일들도 하고 있어요. 각층 자료실 사서. 그리고 도서관에 들어오는 책들을 검수하고, 정리하는 수서 & 정리가 사서까지.

이외에도 깨끗하고 안전하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직과 환경직이 있고, 도서관 신규 회원이 처음 만나는 접수대, 직원도 있다.

어휴 많네…. 하기에는 아직 안 끝났다는 점…!

공공도서관이 야간까지 운영하기에, 시에서 지원해주는 비용으로 채용하여 함께 일하는 개관연장직원과, 국가 근로 장학사업으로 인근의 대학에서 오는 근로장학생들까지

생각보다 더 많은 사람이 한 도서관을 운영하기 위해 보이는 곳, 혹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고 있으며, 생각보다 한 명이라도 공석이 생기면 타격이 있다는 점.

늘상 붐비는 어린이·유아열람실 사서는 9시부터 6시까지 운영하는 자료실의 문을 닫고 나서야

자기 일들을 제대로 볼 수 있으며, 도서관에 들어오는 책을 모두 검수해야 하는 수서실도

“지박령”이라고 불릴 만큼 오래 도서관에 머물고는 한다.

어린이·유아열람실 근무했던 20대 때는, 저녁 식사를 하고 7시부터 도서관이 문 닫는 10시까지 근무를 하고 퇴근하곤 했는데, 이제는 내가 퇴근해야 아이들도 하원을 하는지라, 서둘러 집으로 가고는 한다. 그리고, 못한 일은 마음의 짐으로 갖고 있다가 아이 아빠가 있는 주말에 눈뜨자마자 출근하거나, 휴관일인 금요일에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출근해서 처리하는 편.

그럼, 이쯤에서 물어보는 한 마디.

“월급을 많이 받아요?”

알면서 물어보는 거 다 안다. 그렇다. 공공기관이라고 하지만 구청의 하청이고, 도서관이 없다고 한들 사는 데 지장이 없는 직군이라 생각처럼, 처우는 좋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서관 사서’라는 직업이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전에 말한 것처럼 도서관이 저녁 10시까지 운영하기에 시에서 지원받아 채용하는 개관연장직 면접에 들어가면,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부터 정년 후 사서교육원을 졸업한 뒤 제2의 삶을 준비하는 사람도, 예전에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하고 다른 일을 하다가 다시 돌아온 분들도 계신다.

도서관 사서로 일하기 위해서는 “사서 자격증”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다행히, 이 자격증은 토익처럼 만료 시기도 없고, 한 번 취득하면 도서관에 취직할 수 있는 최소 조건은 맞추는지라,

다른 직업과는 달리 그래도 한정적인 인원 내에서의 경쟁이기는 하다,

그럼 사서 자격증 취득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전국에 서른 개 정도 있는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하거나, 다른 전공으로 대학을 졸업했다면, 사서교육원에 가는 것도 방법이다.

사서 자격증에도 준사서, 정사서가 있고,정사서에는 1, 2급이 나뉘어 있다.

준사서는 2년제 대학을 졸업했을 때, 정사서 2급은 4년제 대학을 졸업했을 때, 정사서 1급은 정사서 2급 취득 후 10년의 경력을 쌓고 추가 교육을 받고 나서 취득할 수 있다.

그럼, 정사서 1급이 되면 메리트가 잇느냐. 물론 최고 결정권자인 관장에게는 메리트가 있을지 몰라도, 평 사서에게는 메리트가 없는 편이긴 하다, 그래도, 정사서 1급은 몇몇사서들 사이에서는 이루고 싶은 목표이고, 9년의 경력을 쌓고, 사서교육원에서 1급 과정이 수요에 맞춰 열렸을 경우 수료 후 정사서 1급이 취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나도.?‘라는 생각을 해보았으나,교육 과정 개설 자체가 많지 않고, 월화수목 6시 30분~9시 30분 수업 일정에, 아 나는 힘들겠다고 생각하고 한 쪽에 접어 고이 보관하는 중이다.

도서관 내에서의 생태계도 정글이지만, 도서관 간의 세계도 정글이나 마찬가지이다.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는 크고 작은 도서관들이 많이 있으며, 이제는 도서관이 공공의 영역에서 펼치지 못하는 매력적인 일들을 동네서점에서 선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도서관이 도태되지 않기 위한 역할이 무엇일지 고민해보고, 특색을 살려야 할 때가 온 것이다.

파이 나눠 먹기에 별반 다름없는 이 생태계에서 먹히는 존재가 아닌, 새로운 파이를 개척하는 도서관만이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을 위해 사서들은 정체되어있는 학문만 다루는 것이 아닌, 새로운 학문을 끊임없이 보고, 배워야 할 것이다. 물론 학문뿐만이 아니라, 지역 내 공공도서관이 살아남을 방법은, 도서관 안팎으로 사랑을 받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점.

”도서관 때문에 이사를 못가겠어요!“,”도서관 옆에 살던 그때가 그리워요.”라고 말해주는

이용자들이 있어서 도서관이 존재한다는 점.

도서관이 존재하는 이유는 사서 때문도 아니고, 책 때문도 아닌, ”사람“덕분이다.

이번 장에서는 사서로운 삶을 살며 만난 도서관과 사람의 이야기를 펼쳐놓으려 한다.

보기만 해도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 혹은 눈이 동그래지는 이야기 등

정적으로만 보이는 도서관의 이면을 말하려 한다.

과연, 도서관에는 어떤 사람들이 존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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