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많은
생각보다 많다. 도서관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지극히 소수가(책을 사랑하는) 이용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이곳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하여 많은 이들이 노력한 공간이고,
책을 읽기 위해 오는 사람이 다 일거야. 라는 생각과는 달리 다양한 자신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오는 사람이 많다. 한 도서관에서 10년을 근무하다 보니,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이 읽었던 책만큼이나 많고, 성향이 비슷한 거라는 섣부른 판단과 달리 모두 자신만의 색을 띤 가지각색의 사람들이었다.(하물며, 그들이 보는 나조차도 사서가 아닌 것 같다고 하였으니…!)
‘책’을 많이 볼 수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나의 일은 책’보다 ‘책’을 매개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매해 느끼고 있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를 책으로 연결해주는 이 직업에 마치 연애를 하는 것처럼, 사랑스러울 때도, 권태기가 온 것처럼 질릴 때도 있다. 대출 반납 바코드만 찍으면 될 줄 알았던 이 직업도, 모체기관이 어디냐에 따라, 고유의 도서관 업무 외에도 추가로 소나기 퍼붓듯 내려오는 행정업무들이 있고, 톱니바퀴 맞물리듯 잘 굴러갈 줄 알았던 이 조직도 ‘제발, 오늘 하루도 무사히’라고 생각하며 하루하루 버텨낸다.
그래도, 도서관이 생기고 10년이 지나자, 삶 속에 도서관이 스며든 이들을 바라보고, 처음 도서관 문을 열었을 때 모습과 지금의 달라진 모습을 보고 사뭇 감탄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번 장에서는 도서관에서 만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나처럼 책이 좋아서, 혹은 성적에 맞춰서, 아니면 다른 일을 하다가 ‘사서’라는 직업에 흥미를 느껴서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람들. 자료실 데스크에 앉아 업무를 보며, 서로를 관찰 아닌 관찰을 한 이용자들. 책을 빌려 읽는 것을 넘어서, 나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공감하는 독서동아리 사람들.
사서의 특권으로 사심 가득 일을 빌미로 만남을 요청하고, 간혹 좌절감을 맛보게 해준 여러 저자들. 간혹 은어아닌 은어로 “동네장사”라고 표현하는 공공도서관의 일.“이거 있어요?”라고 물어보면 “가만 있어보자, 여기 어디 있을텐데...”하고 모든 걸 내어주는 동네슈퍼처럼, 만물상같은 동네도서관. 그 동네도서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인간적인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사서로운 삶을 궁금해하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