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사서로운 삶

나는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by 새봄

저기요! 아줌마! 이모! 언니! 여기! 주무관님, 선생님~, 사서선생님!


나를 부르는 호칭이 이렇게 가지각색일 줄이야. 나는 한명인데 도서관에서 불리는 호칭은 아마 위에 나열 된 것 외에도 더 많이 존재한다.

물론 ‘쟤도 꼴에 선생이라고 불린대“라고 피가 섞이지 않은 가족에게는 무시 아닌 무시를 당하지만, 나 또한 그들에게 이렇게 부른다."선생님", "어머님", "친구야~"

물론, 성인에게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주로 쓰고, 어린이실에서 만나는 성인분들에게는 "어머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지만, 가끔 습관적으로 종합자료관에서도 “어머님”이라고 불렀다가 (어머님이 아닌 것 같은) 분들에게 날카로운 눈총을 받기도 하였다.


나는 그들에게 어떤 의미, 어떤 존재일까?

일반적으로 ‘도서만’ 대출하여 가거나, 자리를 배정받고 자리만 이용하는 사람들에겐 그들이 생각하는 사서는 세금을 축내며, 별일 없는데 앉아서 자리나 지키는 꿀빠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왜냐, 나도 그런 직업인 줄 알고 진로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행사, 독서동아리, 프로그램에 들어온 사람들이라면 측은지심의 애잔한 눈빛으로 늘상 ‘짠하게 바라보고는 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사서는’생각보다 많은 일을 하고 있으며, 다양한 사람들을 응대하고, 행사 및 프로그램을 행사를 직접 진행하거나 작가를 섭외하고 포스터를 만들며, 보도자료도 쓰고, 유튜브 콘텐츠도 만드는 24시간을 일해도 부족하지만 월급은 쥐꼬리 만큼 받는 사람“으로 생각한다. 도서관에 조금만 더 애정을 갖고 사서가 동동거리며 일하는 모습을 보는 지역주민은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고, 사서는 그런 말 한마디에 다시 힘내어 일하고는 한다.


물론, 초반에 말한 것처럼, 스쳐지나가는 사이에서는 ”놀고있네“라고 오해아닌 오해를 받기 십상이지만 말이다.

한 도서관에서 10년동안 근무를 하며, 나이를 먹은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반짝반짝 빛났던 도서관은 어느새 우중충해졌으며, 꼬꼬마 시절에 함께 책읽어주었던 어린이는 길을 지나가도 알 수 없는 청소년이, 동동거리며 육아하였던 어머님들은 어느새 급히 아이의 책을 빌리고 후다닥 가는 모습에서, 자신을 위한 책을 천천히 음미하고 자기개발의 시간을 보내는 시기로 넘어갔다. 십년동안 나의 기억에 남는 이용자들은, 잘 지내시나? 가끔 안부가 궁금하기도하고, 우연히 길가다가 만나면 내적친밀감으로 인사를 나누고 싶은 사람들도 있지만, 뇌리에 각인이 될 만큼 무례, 그 이상을 넘어선 사람들도 많았다.


종종 그들 때문에 사서들은 구석에서 눈물을 훔치고, 이 직업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는 시간도 가졌으며, 인류애가 없어지는 경험도 했었다. 물론, ”왜 저할머니는 쌀주는 데 나는 안줘!“ 내지,”교통카드 발급해줘, 근데 돈은없어“라고 말씀하시는 주민센터나 은행에서 보는 사람과는 달리,”책“이라는 매개체로 방문하기에 조금은 다른 민원이지만, 그래도 늘상 욕받이를 할때마다 온몸이 경직되는 건 십 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 소소하게는 너네가 도서관리 똑바로 안해서, 내가 연체가 되지 않았냐라고 큰소리 치고, 며칠 뒤 도서무인반납함에 몰래 반납하시는 분, 에어컨 왜 빵빵하게 안트냐, 아껴놨다가 니네 집만 시원하게 틀려고 하냐는 할아버지,

엄마가 저러니, 분명히 뱃속에 아이도 남자애가 분명해 등... 분명 전문직이라고 알고 '사서'를 택했는데, 이건 뭐 '서비스'직이 확실하다. 그것도 콜센터 버금가는 숨겨진 감정노동자라고 할까. 그들에게 우리는 ”내가 낸 세금으로 앉아있는 사람“이기에 그들이 낸 세금에는 우리의 정신적인 고통비도 당연히 포함이 되어있다 생각하는 게 현실이다.


그들에게 나는 묻고 싶어진다.


나는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작가의 이전글2-2. 사서로운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