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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빵빵 터지는
액티브 스피커

MACKIE CR4.5

by 범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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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CKIE


맥키는 1989년에 설립된 미국의 음향기기 브랜드로 설립자인 맥키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습니다. 처음에는 오디오 믹서로 시작해서 지금은 라우드 스피커, 스튜디오 모니터링, 마이크, 헤드폰, 오디오 인터페이스 등 거의 모든 프로 음향장비를 총망라하고 있는 매우 큰 규모의 브랜드입니다. 따라서 레코딩 / 팟캐스팅 / 음악감상 / 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맥키 제품이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이 브랜드의 소개 문구를 살펴보는 도중 다른 브랜드와 좀 차별되는 인상을 받게 되었는데, 뭔가 말투에서 강렬하게 인싸 느낌이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본고장 힙합러들이 'Yo ~ Man', 'What's up Bro?', 'Do you know what I am saying?' 말을 던지는 것 같은 뉘앙스입니다. 마치 리듬을 타고 있는 사람을 형상화 한 것 같은 브랜드 로고에서도 이런 흥겨움, 활발함을 느낄 수 있어서 이 브랜드가 어떤 사운드를 지향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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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R4.5


MACKIE의 수많은 제품 라인 업중에 스튜디오 모니터링 제품군, 그 중에서도 엔트리 레벨급의 제품들을 CR시리즈라고 부릅니다. CR시리즈는 앰프가 내장된 액티브 스피커이며 4.5는 우퍼 사이즈를 말합니다. 스피커 하는 사람에게 우퍼 사이즈는 중대 사항으로 5인치 아래는 스피커가 아니다, 8인치 아래는 절대 사지말라는 그런 얘기도 종종 들려오지요.


과거에는 진동판의 직경이 사운드에 그대로 반영되어서 틀린 말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다양한 기술력의 발전으로 반드시 그렇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허나 우퍼의 직경이 크면 클수록 저음이 빵빵하게 나오는건 변함없는 사실로, 책상 위에 올려놓고 사용하려면 우퍼의 크기가 5인치가 넘지 않는 제품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크기 자체도 부담스러울 뿐더러, 저음이 너무 과다해서 이 저음을 줄여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서 튜닝을 다시 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냥 저음이 과다해도 듣기에 썩 좋지 않은데 부밍까지 발생하게 되면 그때부터는 골칫거리를 돈주고 산 셈이 됩니다. 따라서 CR시리즈의 다양한 형제 모델 중에 CR3.5와 CR4.5 까지는 데스크톱용으로 권장되지만 그 이상의 크기는 추천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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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이 스피커의 입력은 총 3가지로 6.3mm TRS, RCA, 3.5mm AUX 입니다. 모두 아날로그라는 점을 주의해야 하는데, 이 말은 이 스피커에 DAC가 내장되어 있지 않다는 말입니다. 과거엔 이런 스피커들이 많았는데 요즘 데스크톱용 제품들에는 어지간하면 USB 입력이 지원되기 때문에 아쉽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번거롭긴 하지만 별도의 DAC/사운드카드/오디오인터페이스를 구매해서 연결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본사에서도 아마 그것을 더 권장할텐데 만약 액티브 스피커 안에 DAC/사운드카드/오디오인터페이스를 내장하게 되면 그 성능을 보장할 수 없고, 무릇 사운드를 제대로 듣는 사람이라면 DAC/사운드카드/오디오인터페이스 정도는 갖고 있는게 정상 아닌가? 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프로페셔널 브랜드다운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추가로 DAC/사운드카드/오디오인터페이스를 구매하지 않아도 연결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요새 워낙 저렴한 차이파이 DAC 제품들이 잘 나오기 때문에 종류에 상관없이 DAC 하나 추가해주면 훨씬 더 좋은 성능을 낼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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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


제품 자체가 프로용이기 때문에 아주 멋지거나 화려한 디자인은 아닙니다. 다만 약간의 굴곡이나 포인트를 줘서 너무 심심하거나 진지하지는 않게끔 했습니다. 우퍼 가장자리를 장식하고 있는 형광 녹색 띠는 MACKIE의 상징으로 이 컬러 또한 에너지 음료 or 운동기구에서 많이 사용되는 만큼 활달하고 에너지 넘치는 그들의 성향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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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운드


MACKIE라는 브랜드 자체가 프로지향이기 때문에 이 제품의 기본적인 사운드는 스튜디오 / 모니터 / 프로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이런 스튜디오 제품군의 특징은 기본적으로 해상력이 높고 잔향이 거의 없어 아주 타이트하고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 소리를 재생한다는 것입니다. 보통의 음악감상용 제품들은 더 풍성하게, 감미롭게, 아름답게 들려주고자 여러 양념이 추가되어 있는 것과 반대되는 성향인 것이지요.


그러나 이 제품의 경우엔 음악 감상용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전체적인 톤을 조절할 수 있는 스위치를 내장하고 있습니다. 톤 조절 노브를 왼쪽으로 돌리면 저음의 비중이 낮아지고 약간은 뒤로 물러나면서 차갑고 정확한 사운드가 됩니다. 반대로 오른쪽으로 돌리면 저음의 비중이 높아지고 약간 앞으로 나오게 되면서 좀 더 다이내믹한 움직임을 표현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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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 조절 노브 외에 이 스피커가 놓이는 환경을 설정하는 '데스크톱 - 북쉘프' 조절 스위치가 있습니다. 이 둘의 차이는 스피커와 청자의 거리입니다. 데스크톱은 스피커와의 거리가 1m를 넘지 않는 아주 가까운 거리입니다. 이것을 다른 말로 니어필드 환경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렇게 스피커와의 거리가 가까우면 전체 무대가 한 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커다란 TV를 지나치게 가깝게 본다면 놓칠 수 밖에 없는 정보가 발생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그래서 데스크톱 모드에서는 전체적인 무대와 공간을 좁혀서 한 점으로 모아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반대로 북쉘프 모드에서는 무대와 공간이 바깥쪽으로 퍼지면서 자연스럽게 확산되는 그런 느낌을 전달해줍니다. 당연히 청취 환경에 따라 이 스위치를 조절해야 하겠지만 그냥 본인의 취향대로, 더 집중력있게 모아주는 사운드를 좋아하면 데스크톱 모드를, 더 넓고 자연스러운 공간 연출을 원한다면 북쉘프 모드를 선택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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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브랜드의 소개, 디자인, 핵심 컬러, 로고에서 모두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사실은 '액티브' 입니다. 이 제품이 액티브 스피커니까 당연히 액티브하지 않겠나 하는 말이 아니고, 정말로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사운드를 지향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제가 최근에 경건한 마음으로 하루 10번 정주행 하는 음악이 있는데, WING이라는 비트박서의 DOPAMINE이라는 곡입니다. 비트박스도 음악이 될 수 있구나 하는 충격을 가져다 줌과 동시에 뭔가 모를 중독성과 강한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이 도파민이라는 곡에 정말 잘 어울리는 사운드를 이 스피커가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브랜드는 활기차고 빠르고 비트가 있는 전자 음악들, 힙합 / EDM / 하우스 / DJ 이런 장르에 최적화된 사운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설립자 맥키 어르신이 이런 음악들을 좋아하시는 것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유튜브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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