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음질 코덱의 필요성

아이폰 VS 갤럭시

by 범노래

제가 운영하고 있는 범노래 유튜브 채널에 흥미로운 질문이 하나 들어왔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제 생각을 공유하면 좋을 것 같아 내용을 정리해보았습니다.


Q1) (스피커도 아닌) 이어폰/헤드폰에서 AAC 이상의 고음질 코덱이 의미가 있나요?


A1) 분명한 의미가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블루투스 코덱의 등급이란 초당 전송할 수 있는 정보량을 의미합니다. 모든 블루투스 음향기기에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SBC 코덱의 경우 초당 320kb의 정보량을 전송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AAC는 이보다 적은 250kb, aptX는 352kb, aptX HD는 576kb, LDAC는 990kb이니 가장 많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LDAC와 SBC는 약 3배 차이가 납니다.


3배의 차이라면 굉장히 큰 차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애초에 이것이 펼쳐지는 공간의 크기가 작다면 그렇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서 똑같은 영상을 FHD(1920 x 1080), 4K(3840 x 2160), 8K(7680 x 4320)의 해상도로 재생해본다고 가정한다면, 별로 차이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비교를 60인치의 TV로 한다면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을 이어폰/헤드폰 진영과 스피커 진영으로 바꿔볼 수 있습니다. 이어폰/헤드폰 진영에서는 애초에 소리가 펼쳐지는 크기가 스마트폰이기 때문에 정보량이 차이가 난다 해도 그 차이를 알아채기 어렵지만 스피커 환경에서는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날 수 있습니다.


물론 이어폰/헤드폰 등급이 프리미엄급으로 올라간다면 공간의 크기가 비교적 넓게 형성되어 정보량의 차이를 충분히 느낄 수도 있지만 여전히 스피커에 비하면 턱없이 작은 차이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어폰/헤드폰에서 좋은 코덱을 지원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또, 정보량은 다른 말로 음질 및 해상도라고 바꿀 수 있습니다. 사운드의 구성 요소 중에는 이러한 음질(정보량, 해상도)외에도 많은 것들이 존재합니다. 특유의 음색, 뉘앙스, 온도감, 에너지감, 타격감, 무게감, 안정감, 밀도감, 공간의 크기와 모양, 이런 것들이지요. 저는 음질이 떨어지더라도 나머지 요소가 좋다면 좋은 음향기기로 간주합니다.


역시 음질에 대해 높은 비중을 갖고 계신 분이라면 블루투스 코덱의 차이로 비롯된 정보량(음질, 해상도)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저처럼 음질 외에도 많은 요건들에 대해 공평하게 비중을 갖고 있다면 블루투스 코덱은 뭐 지원하면 좋고, 아니면 말고 정도로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에 따라 고음질 코덱에 대한 필요성이 다를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iPhone_vs._Samsung_Phones.jpg


Q2) 똑같은 곡을 갤럭시 + LDAC 코덱과 아이폰 + AAC 코덱으로 비교하여 들었을 때, 어째서 아이폰 + AAC가 더 좋게 들릴까요? 그리고 갤럭시의 음질(사운드 품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2) A1의 연장선에 있는 대답일 듯 합니다. 두 스마트폰의 사운드 지향점이 아주 많이 다릅니다. 아이폰은 음의 밀도감과 응집력이 좋고, 특히 저음이 풍성하고 단단하게 표현됩니다. 또한 음의 강약을 잘 조절하며 밀당을 하여 재미있고 생동감있게 표현해줍니다. 갤럭시는 표준적이고 객관적인 사운드를 지향합니다. 음질 면에서는 갤럭시가 더 앞설 수 있으나 저는 음질 외의 사운드 속성에 더 많은 가중치를 주기 때문에 정보량이 더 부족하더라도 아이폰의 사운드 품질을 더 높게 평가합니다.


과거에는 아이폰의 iOS 운영체제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선호할 때, LG 스마트폰이라는 좋은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특히 멀티미디어에 특화된 V시리즈의 성능이 매우 뛰어났었습니다. 그래서 V40 모델을 구입하여 음원 재생기기로 오랜 기간동안 사용했었지요. 아이폰과 LG 스마트폰의 사운드는 장단점이 확실하게 나뉘었고,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고 판단되었지만 갤럭시는 어떠한 장점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에 3파전에서 늘 제외되었습니다. 이제는 LG 스마트폰을 더이상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싶다면 갤럭시를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만 하지요.


브랜드 자체나 운영체제에 대한 불만이 없다면 음원 재생기기로서 갤럭시보다 아이폰을 더 추천드립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반드시 써야 한다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음원 전문 재생기기(DAP)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DAP는 아이폰과 갤럭시 구분없이 스마트폰과는 차원이 다른 사운드를 들려주기 때문입니다. 물론 별도의 기기를 하나 더 갖고 다녀야 한다는 불편함도 있고, 상시 인터넷이 연결되는 스마트폰과 달리 와이파이만 지원하기 때문에 테더링(핫스팟)을 써야 하는 불편함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운드에 정말 진심이라면 어느정도 커버할 수 있는 단점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유튜브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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