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이 계속 생각나는 이유

누군가와 헤어지기엔 '마침내' 큰 결심이 필요했던 서래

by 범주

영화 <헤어질 결심>을 보고 누군가는 그렇게 말하곤 하더라.


"그냥 불륜 이야기를 이쁘게 포장한 거 아니야?"


난 아니었다. 나는 헤어질 결심을 보고 마음에 큰 울림과 위로를 얻었고 꽤 오랜 시간 여운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영화가 계속 생각나는 이유에 대해 제목과 함께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영화의 제목은 <헤어질 결심>이다.

누군가는 사랑하던 사람과 헤어질 때 큰 결심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그들은 독고다이로서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거라며 쿨한 이별을 행할지도 모른다.

아니, 사실 이런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저 그들은 아직 이별을 해본 적이 없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영영 헤어지는 것을 경험해보지 못했거나, 상상해보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하던 사람과 헤어질 때 아주 큰 결심이 필요하다.

'마침내'라는 단어를 쓸 정도로 아주 많은 고민과 노력 끝에 헤어짐의 결심을 해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헤어질 결심>의 서래는 살인을 저지르면서 무모하면서 결연하고 굳셌다.

하지만 서래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서래의 모든 것을 알게 된 해준은 안다. 그리고 그것을 함께 본 관객들도 알고 있다. 서래의 무모하고 결연하고 굳셌던 살인 뒤의 모습을 말이다.

특히 서래의 어머니를 죽게 할 때에 서래는 아주 힘든 헤어질 결심을 했을 것이다.


새 남편과 함께 이포로 가 해준을 만났을 때 서래는 말한다.

다른 남자와 헤어질 결심을 하려고 새 남편과 결혼했다고 말이다.

붕괴되었다는 해준과의 헤어짐에는 힘든 결심이 필요하며, 진심을 고백하며 헤어지고 싶지 않아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 해준과의 헤어질 결심은 어쩌면 어머니와의 헤어질 결심보다도 더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자신의 진심을 진실로 봐주지 않는 해준에게 더이상의 노력은 소용 없다고 느낀 서래는 헤어질 결심을 내린다. 해준이 좋아하는 바다로 가 그와 헤어지려는 서래의 모습은 그를 사랑하는 마음을 버리지 못한 채 결국 영원한 헤어짐을 결심한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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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군가와 헤어지는데에 아주 큰 두려움과 겁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행복함과 더불어 불안함도 떠안게 된다. 죽음이란 모든 사람을 관통해오는 피할 수 없는 일이며 살아가면서 셀 수 없는 죽음을 지켜봐야 하는 우리에게 '헤어질 결심'은 힘든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질 결심을 하며 죽음을 택한 서래는 이 영화를 계속해서 떠오르게 만든다.

아마 누군가와 헤어질 결심을 할 때마다 자신의 진심을 알아봐주지 못하는 해준의 앞에서의 서래의 표정과 모습과 마음이 계속해서 생각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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