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토토로와 매트릭스에 등장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우리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너무나도 사랑한다.
몇 편의 영화와 2차 창작물로 만들어져 회자되는 작품.
성인이 된 지금도 어릴 때 사랑하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간을 멈춰 원더랜드로 이끌 미친 토끼가 나에게도 언젠간 올 것 같아서?
나를 필요로 하는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 어디엔가 있을 것 같아서?
갑갑한 현실 대신 펼쳐질 환상적인 원더랜드를 동경해서?
앨리스보다 더 용감하게 재버워키를 죽일 수 있을 것 같아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면 신기한 기분이 든다.
지금 당장이라도 내 눈앞에 토끼가 나타나 나를 굴 속으로 데려갈 것만 같기 때문이다.
굴 속에서 나는 모두가 기다리던 영웅이었고 그 세계를 지킬 용사가 된다.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상상력을 구현해 낸 것만 같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사실 작가 '루이스 캐럴'이 즉석에서 지어낸 스토리라고 한다.
즉석에서 생각해 낸 스토리를 집에 와 정리한 것이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
제정신의 성인 인간이 그렇게 바로 쓴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환상성과 구체성을 가진
이 작품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몇몇의 영화감독들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작품 속에 녹이기도 했다.
지브리의 수장 미야자키 하야오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사랑했다.
지브리 영화 '이웃집 토토로'에서 주인공 메이는 하얀 토토로를 따라간다.
하얀 토토로를 따라 나무 굴로 들어가자 커다란 토토로가 있다.
그리고 토토로를 통해 입이 찢어지듯 웃는 고양이 버스를 탄다.
여기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구조나 캐릭터가 비슷한 면을 발견할 수 있다.
하얀 토토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3월의 미친 흰 토끼를 떠올리게 한다.
커다란 토토로는 원더랜드를 상징하며, 고양이 버스는 체셔고양이를 떠올리게 만든다.
어른들은 볼 수 없는 아이들의 세계, 현실과 상상의 경계, 실체가 있는 듯 없는듯한 모호함.
우리가 빠질 수밖에 없는 이 요소들의 조합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이웃집 토토로나 똑같이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요소들은 어른들의 동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특히, 이웃집 토토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가장 매력적인 점을 꼽자면
떠올릴 요소들을 작품에서 차용했다.
현실에서 환상의 세계 속으로 나를 데려갈 정체 모를 하얀 토끼.
고의적인지 우연적인지, 악의인지 선의인지 모를 모호한 토끼의 특성은 정말로 매력적이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그를 보면 누구라도 따라나설 것이다.
그리고 체셔 고양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가장 특이한 능력을 지녔으며
모두가 미쳤다고 말하는 내 편인지도 헷갈리는 내 편.
언제나 중요한 순간 그는 "Was it a cat i saw?"라는 유명한 회문처럼 알쏭달쏭하다.
판타지 스토리에서 가장 판타지스러운 캐릭터를 뽑으라면 뽑을 캐릭터이다.
매트릭스에서 주인공 네오는 자신이 살고 있던 세계가 진짜 세계라고 믿고 있다.
그에게 있어 ‘이상한 나라’는 매트릭스 세계이다.
매트릭스로 가기 위해 네오는 ‘흰 토끼를 따라가라’는 문자를 받는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가 흰 토끼를 따라가 원더랜드에 가게 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 뒤, 네오는 진실을 보기 위해 빨간 약과 파란 약 중 먹을 약을 고르게 된다.
앨리스가 키가 커지는 약과 작아지는 약 중 먹을 약을 골랐던 것처럼 말이다.
자신이 살던 세계와 이상한 세계, 진짜 세계를 보게 되는 앨리스와 네오는
‘이 세계(Another World)’로 가게 되는 것부터 시작해서 너무나도 닮아있다.
어딘가에 원더랜드와 매트릭스는 존재하고 있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