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상담소, 상담자는 딸

#3. 엄마. 잘 하고 올게!!

by 비온후

루디는 일주일에 한 번 화상으로 영어 공부를 한다.

영어 원서를 함께 읽고, 연계해서 만들기를 하는 시간이다.


원서에 대한 거부감을 갖지 않게 하려고 시작한 수업인데,

루디는 원서보다도 만들기 시간을 제일 좋아한다.

그런들 어떠하리.

그러면서 조금이라도 듣는 게 생기겠지. ㅎㅎ


매주 돌아오는 영어 수업 시간.

패드를 켜서 수업을 연결해 주고, 나는 드림이와 함께 다른 방으로 비켜났다.


“루디야~ 이제 가서 수업해!”

“응. 엄마~ 잘 하고 올게!”

“어. 잘 하고 와~”


‘잘 하고 올게.’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이제 겨우 짧은 문장을 읽을락 말락 하는 아이가

영어 수업을 잘 하고 오겠다니.


물론, 누구보다 더 잘하겠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그저 수업 시간을 재미있게 보내고 오겠다는 말이었겠지.

그 의미가 고스란히 전해져서

그래서 내 마음이 울린 걸지도 모르겠다.


수업이 끝난 뒤, 루디에게 물었다.


“아까 엄마가 수업 들어가라고 하니까

‘잘 하고 올게’라고 했잖아.

그건 어떤 의미였어?”


“응? 그냥 재미있게 하고 오겠다는 거였는데…?”


그렇지.

즐거움, 재미, 행복, 기쁨.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가장 큰 동력들이다.


내일 아침 눈을 뜰 때,

나도 한 번 이렇게 말해봐야겠다.


‘오늘도 잘 하고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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