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내 거야, 이 빵꾸똥꾸야!

미키 17(2025), *스포 O

by 식빵이

미키는 한 마디로 실험용 인간이다.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에 나오는 우주 실험용 초파리, 쥐와 같은 존재이다. 역할이 거의 같다. 우주 환경에 노출시키고, 어디까지 살아남나 보고, 약물을 테스트해 보는 등.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별들에게 물어봐"는 재미있게 봤으나, 공감되지 않는 인물의 감정선과 환장스러운 결말 때문에 개인적으로 주변에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다시 영화로 돌아와, 궁극적으로 인간의 우주 정착을 목표로 하는 수많은 프로젝트들을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해 볼 수 있다니, 윤리, 법 다 떠나 목적성만 보면 최고의 방법 같다. 이 시스템을 개발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말이다. 그 과정에서 미키는 반복해서 죽고 복제되어 살아난다. 그렇게 만난 우리의 주인공 미키 17.


외계 생명체의 은혜를 입어 죽지 않은 바람에(?) 미키 17은 그 사이에 새로 복제된 미키 18과 공존하게 되며 흥미진진한 서사들이 펼쳐진다. 윤리, 정치적 논쟁의 주제가 될 수 있는 많은 서사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나에게 가장 남은 장면은 미키를 흠모하던 인물이 미키의 연인 나샤에게 "미키가 이제 둘이니 18 너 해, 17 내가 가질게"라고 말하자 그녀가 버럭 하며 "둘 다 내 거야!" 하는 장면이었다.




영화에는 미키를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 많은 인물들이 나온다. 다시 복제되어 어차피 존재가 영속된다 여기니 그는 고통조차 느끼지 않는 존재로 대하며 "죽는 건 어떤 기분이야?" 질문하는가 하면, 개발 중인 대체육 부작용으로 몸부림치는 그를 죽이려 하면서도 카펫에 피 얼룩 묻을 것을 걱정한다. 나는 위 장면에서 나샤에게 그렇게 물어본 인물이 결국 다른 모든 잔인한 인물들과 다를 바 없이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그 인물 또한 처음에 미키에게 죽는 건 어떤 기분인지 물어봤더랬지(소오름).


복제되어도 미키의 기억은 연속적으로 존재한다. 미키는 복제될 때마다 성격은 약간씩 다를 수 있지만 결국 미키들의 데이터가 쌓여 미키가 된다. 즉, 한 사람의 미키인 것이다. 따라서 나샤도 미키 17이든 18이든 모두 미키이기에 "다 내 거야!" 버럭 한 것이 아닐까? (제목의 빵꾸똥꾸는 떠올리니 욱해서 내가 붙였다).




어떤 사람과 사랑에 빠질 때에는 좋은 점들이 먼저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처음에는 못 보았던 기대와 다른 모습들도 보게 된다. 좋은 점이든 기대와 다른 모습이든 다 내 거라고 생각하게 될 때, 한 사람의 모든 모습을 포용하는 사랑을 하겠다 마음먹을 때 새로운 차원의 사랑이 시작되는 것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나샤의 사랑이 부러웠다. 그런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결론은 영화를 보는 내내 옆자리 나의 미키에게 미안한 마음을 느꼈다는 이야기.


*사진 출처: https://www.imdb.com/title/tt12299608/mediaviewer/rm4023674113/?ref_=ext_shr_lnk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