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베레카 권 Oct 10. 2021

약한 자여, 네 이름은 남자로다.

셰익스피어의 <햄릿> 읽었으면 영화 <오필리아> 보기


약한 자여, 네 이름은 여자로다.




사랑이 이토록 가벼울까? 이토록 쉽게 변할까?

아버지의 장례를 마치자마자 재혼 축하 연회를 여는 엄마를 햄릿은 이해할 수 있었을까.


사랑 앞에 연약하고, 권력 앞에 흔들릴 수밖에 없존재가 인간이기에 숭고한 나의 엄마마저 어쩔 수 없이 그런 선택을 을 거라고 이해하여 뱉은 말일 텐데, 이 대사는 영화 <오필리아>를 보면서 새로운 관점으로 다시 읽게 된다.







내 이야기는 신화가 되고 역사로 남았죠.
이제 내 이야기를 시작해볼까요?

- 영화<오필리아>에서 -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등장하는 오필리아는 사랑하는 연인과 아버지를 잃고 아무런 힘을 써보지 못하고 죽어간 비운의 여인이다.


하지만 <햄릿>을 현대적, 여성적 시각으로 다시 그린 영화 <오필리아>에서는 자신의 사랑과 삶을 스스로 지켜내려는 당찬 여인이다.  



어쩌면 그녀는 과거에 대한 '복수'에 사로잡혀 '사랑'의 앞날을 택하지 못하는 햄릿을 보며 이렇게 중얼거렸을지  모른다.


"약한 자여, 네 이름은 남자로다." 하고...







사람 몸속에 뭐가 있는지 어떻게 알지?
내가 궁금한 건 사랑이 어디에 있냐는 거야.

- 영화<오필리아>에서 -




과거를 잊고, 복수를 버리고, 둘만의 사랑으로 충만할 수 있는 곳으로 함께 떠나자는 오필리아의 제안대로 햄릿이 따랐더라면..."두 사람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더래요" 하고 해피엔딩을 만들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대도 언젠가는 당신만의 이야기를 하게 되겠죠.

- 영화<오필리아>에서 -




누구에게나 자신의 이야기가 있다.

햄릿의 오랜 친구들에게도, 플로니어스에게도, 레어티즈에게도, 그리고 모든 관객들에게도...



누구든지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현대이지만,

선뜻 이야기하지 못하는 우리에게 새로운 캐릭터의 오필리아가 다정하게 용기를 건네는 것 같다.




존 에버렛 밀레이 '오필리아'(위), 영화 '오필리아' 포스터(아래). 사진 그린나래미디어 [이미지 출처:맥스무비]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마지막 기억은 흰구름처럼 포근했으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