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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레카 권 Nov 06. 2021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아련하다

가을앓이 - 베레카 권


가을 하늘이 높고 푸른 탓일까,

가을밤은 유난히 선명하다.


그리운 이름도, 보고 싶은 얼굴도, 돌이키고 싶은 추억도...

가을이 짙어질수록 더 선명해진다.

말간 가을 밤하늘에는 시린 별빛마저 더 반짝인다.




가을밤은 유난히 선명하다.



계절이 포개지는 이맘때가 되면 나는 윤동주의 시 <별 헤는 밤>을 떠올린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
.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윤동주 <별 헤는 밤>에서 -





낯선 나라에서 닿을 듯 닿지 않는 별들을 바라보며 사랑하는 것들을 떠올렸을 젊은 시인의 마음...



별 하나에 소중한 것들을 하나하나 새기던 그 마음을 빌려와 나의 가을밤을 채워본다.




하늘, 별, 사랑...

아련히 아름다운 것들을 떠올리며...





창문만큼의 밤을 빌려와
촛불만 한 별을 밝힌다.
뜨겁던 사랑이 식어 촛농 같은 자국을 남기고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 귀뚜라미 울음 뒤에 숨긴다.

가을앓이 / 베레카 권




가을앓이...베레카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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