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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레카 권 May 31. 2020

졸린 sleepy

완전히 깬 것도, 자는 것도 아닌 모호함이 주는 피로


알람을 끄고 지난밤 무슨 꿈을 꿨나 생각도 해보고, 오늘은 뭘 할지 계획도 세워볼 겸 다시 살짝 눈을 감았다.     


암막커튼 위 좁은 틈을 비집고 기어코 들어오고야 마는 햇살의 끈기 있는 월담에 눈이 떠졌다.     



오전 9시 반...?


분명 나는 6시 반에 일어났다.


‘눈 깜짝할 새’ 3시간가량의 시간 간격을 세는 단위였던가?!




인생은 '눈 깜짝할 새'의 반복...

 







그러고 보면 우리 인생도 ‘졸음’ 같아서

몇 번의 ‘눈 깜짝할 새’ 반복하다가 마치는 것인지 모른다.

     

캄캄한 엄마 뱃속을 갓 떠나왔을 때 우리는

암막커튼 틈을 비집고 기어든 아침 햇살 같은 세상을 마주 보지 못해 울어댔다.


차츰 세상 빛에 적응하고 나서 우리는 익숙해진 현실과 새로운 꿈(이상) 사이를 몽롱하게 헤매다가

눈 깜짝할 새 더 큰 엄마(자연)의 품으로 돌아갈 시간을 맞이하게 된다.     


   

선잠 같은 현실은

가끔 악몽을 꾸게 하고,

또 가끔은 깨고 싶지 않을 만큼 행복한 꿈을 꾸게 한다.       



때로는 졸다가 번쩍!

심장이 유난스레 뛰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무언가 도전하게 되면 ‘열정’이라는 ‘각성 호르몬’이 나와 졸음을 확 몰아낸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열정'이라는 각성호르몬...








나는 지금 졸고 있다.

깊고 영원한 잠에 빠지기 전까지 이렇게 졸다가 깨고, 또 졸다가 깨겠지.     


열정을 닮은 '커피'라는 향이 진한 각성제를 들이키며 깬 것도, 잠든 것도 아닌 모호함이 주는 피로를 이겨보련다.   




졸린 휴일 오후,  

베레카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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