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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레카 권 Jun 02. 2020

마음 heart

마음을 여는 건 대문, 마당 그리고 현관을 넘어서는 일...

내 마음은 이중문 구조로 되어 있다.

'호감;좋은 느낌'으로 비교적 쉽게 열리는 나지막한 대문 있고 , '비밀번호'를 알아야 열리는 견고한 현관문이 있다.




대문을 열고 들어온 이들은 정성껏 가꾸고 있는 마당에서 서로의 일상을 무겁지 않게 나눈다.


그들을 위해 꽃 같이 다정한 '인사말'을 가꾸고,

나란히 앉을 수 있는 벤치 같은 '공감'을 준비하고,

햇볕처럼 뜨거운 일상에 지친 그들을 식혀줄 그늘 같은 '유머'도 있는 마당이 되도록 다듬는 중이다.


이런 나의 노력은 바깥에서 볼 때 근사해 보이도록 '꾸미려는' 포장이 아니다.

내게 찾아온 좋은 사람들을 위해 깨끗하고 따사로운 마당을 내주려는 거다.


잡초 같은 '원망', '불평'은 해가 질 때 같이 시들어버리게 하고

매일 내려앉는 먼지 같은 '걱정', '두려움'은 수시로 털어내려고 애쓴다.



영원히 머물지는 못하겠지만

머무는 동안 서로 행복하고 따뜻했으면 좋겠기에...


 

머무는 동안 서로 행복하고 따뜻했으면 좋겠기에



마당 한 끝에,  '비밀번호'를 아는 몇몇 사람만 열 수 있는 견고하게 닫혀 있는 현관문이 있다.


가족, 그리고 영혼이 같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친구(소울메이트) 열 수 있는...


그들은 현관을 넘어 마당을 지나서 기대와 호기심을 띄고 내 방을 마주한다.


소중한 듯 잘 정돈된 방 한 구석, 무언가 어질러진 또 다른 쪽, 알 수 없는 물건들이 가득한 한쪽 벽과 뭔가 비밀스러운 것들이 들어있을 법한 상자들...


미로 같은 방구석구석에서 그들은 나의 괜찮은 모습, 나쁜 모습... 이런저런 다양한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때로는 비난을 곁들인 충고를 하기도 한다.


"왜 그렇게 사냐?"

"네가 그럴 줄 몰랐다. 조금 실망이다."


그런 말에 속상하고 화날 때는 '비밀번호를 확 바꿔버릴까' 생각하며 가시 돋친 말로 되갚아 주기도 하지만


소중한 사람의 마음은 내 심장 안에 있어서

그 마음에 상처를 내려면 내 심장부터 긁어야 한다.

그래서 소중한 사람이 슬프면 같이 슬프고, 아프면 같이 아프다.



소중한 사람의 마음은 내 심장 안에 있어...



누군가의 마음을 연다는 것은 '공적인, 사적인, 비밀의'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용기를 갖는 일이다.


호감으로 열리는 대문, 잘 가꾼 마당을 지나 미로 같은 방으로 들어가는 현관을 열고 마주하게 될 다양한 모습을 수용하려는 용기...


당신이 그랬고, 내가 그랬던 용기 있는 일.

매일 매 순간 하고 싶은 일.

당신의, 당신에게 마음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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