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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창 응봉 최중원 Sep 21. 2019

함부르크 <>베를린

함부르크 정착기 / 대학원 생활기 / 9월 18, 19일 

함부르크의 숙소가 워낙 별로인지라, 그리고 상대적으로 베를린의 집이 워낙 넓은지라, 그리고 베를린에는 민선이도 있고 카페 알엔디도 있고, 베를린 모네츠 카르테도 아직 날이 남아있고 해서, 화요일 행사를 좀 일직 나와서 플릭스 버스를 타고 베를린으로 왔다. 다음 행사는 금요일. 수, 목 이틀을 베를린에서 보내고 목요일 저녁 늦게, 이번에는 플릭스 버스가 아닌 블라블라버스를 타고 함부르크로 올라가는 일정이다. 


세시간 반의 버스 이동이야 생각해보면 별 거 아니다. 예전에 노원 살 때 는 대학교까지 편도 2시간, 왕복 4시간을 매일같이 다녔었는데 그거에 비하면야 뭐… 물론 세시간 반의 이동 다음에는 버스터미널에서 우리 집까지 이동하는 한시간이 붙지만, 켈러같은 함부르크 숙소에서 자는 것보다는 버스 좌석에서 자는 것이 더 낫다. 


민선은 이틀만에 남편이 왔음에도 열심히 애침저녁으로 프락티쿰  출근을 하고, 나는 느지막히 일어나 딱히 하는 것 없이 집에서 있다가 비루한 몸뚱이를 끌고 슈테글리츠 스벅이나, 노드반호프 근처의 알에네디로 나간다. 노트북을 펴고 인터넷을 하거나,  이런저런 글을 읽거나, 독일어 책을 읽거나, 아이패드로 만화를 그린다. 하는거 없어도 시간은 금방이다.


금방 흘러 수요일도 끝나고, (럭키 스타에서 완탕스프와 가지튀김을 먹었다)

또 흘러 목요일 저녁이다. 지금 나는 블라블라버스를 타고 함부르크로 올라가는 길에 일기를 쓴다. 웹사이트에는 분명히 버스에 와이파이가 제공된다고 적혀있었는데, 내가 탄 버스에는 와이파이가 하나도 잡히지 않는다. 뭐 어쨋든, 목요일인 오늘은 오전에 알엔디에서 수민씨를 만나서 기타와 몬스테라 주니어 2호를 전달하고, 점심에 민선이를 만났다. 원래는 브리또를 먹으려 했으나,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바로 앞에서 커리부어스트와 버팔로부어스트와 고구마튀김을 먹었다. 브룃첸은 무료였는데, 두 조각 받아와서 참새들한테 엄청 나눠줬다. 


디지털 이터리에서 또 노트북으로 이런저런 거를 헀다. 아직 학교는 딱 두번 나가보았지만 생각보다 모두가 파이팅이 넘쳐서 좀 고민이다. 나는 이런거 익숙하지 않은데. 이래 보여도 내가 32살입니다 교수님들, 코밀리토넨들. 


금요일, 그러니까 내일은 글쓰기모임이 100회를 맞이하여 5시부터 파티를 한다. 아쉽게도 나는 5시까지 수업이 있고, 그 다음엔 저녁에 또 행사가 있다는 것 같다. 그런데 지금 보니까 그 행사라는게 함부르크 어딘가에서 선배들과 맥주 마시는 거라서,   그거 생략하고 5시에 바로 버스를 타고 다시 베를린으로 내려오려고 한다. 다행히도 글쓰기 모임이 열리는 섬이 베를린 버스터미널과 무척 가깝다. 두서없이 적어두었던 “사랑을 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주제의 글은 내일 내려오는 버스안에서 다듬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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