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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부르크의 최중원 Jul 15. 2023

크리스마스 유령 이야기

독일의 겨울은 모두에게 우울하다. 해는 뜨지 않고, 매일같이 부슬비가 내려 뼈가 시리다. 나 같은 유령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의외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유령도 몸이 있고, 시릴 뼈가 있다. 온도가 내려가면 춥고, 올라가면 덥다. 배가 고프기도 하고 목이 마르기도 하다. 단 하나 느껴지지 않는 것이 있긴 하다.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유령은 먹지도 마시지도 않으니까.


나는 유령이 되기 이전에 물리학자라던지 철학자처럼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은 아니었고, 그래서 유령의 물리적 상태, 혹은 존재론적 의미 같은 것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 하지만 추운 것은 추운 것이고, 배고픈 것은 배고픈 것이다. 나는 분명히 그것들을 느낀다.


하지만 유령이 되기 이전과 똑같지는 않다. 바람이 부는 겨울밤에 바깥을 배회할 때면 나는 추위를 느끼지만, 그 추위는 드문드문 존재한다. 추운가? 하고 되물으면 추워졌다가, 다른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추위는 사라진다. 배고픔도 비슷하다. 보행자 전용 거리에 면해있는 식당 옆을 지나가다 밖으로 흘러나오는 음식 냄새를 맡으면 배고파지지만, 인적 없는 겨울밤 공원을 걸어 다닐 때에는 배고픔은 사라진다. 유령이 되기 전에 느꼈던 추위와 따뜻함, 배고픔과 배부름이 기억으로 남아있다가 해당 기억이 떠오를 만한 순간이 되면 “느껴지는” 것이다. 느낀다고 말하는 것은 아마도 잘못된 표현이겠지만, 딱히 다른 말이 생각나지 않으니 별 수 없다.


유령이 되기 전에는 한 번도 그래본 적이 없으나, 이제 나는 종종 배고픔을 느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상하게도 맛있음을 느끼고 싶다는 생각은 하나도 나지 않는다. 살아생전 나는 결핍에 더 민감한 사람이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럴 때마다 내가 방문하는 곳들이 있다. 슈테글리츠 역 근처에 있는 크로아티아 음식점에서는 테이블마다 가득 올려져 있는 푸짐한 고기요리들을 구경한다. 제네펠더슈트라세 역 근처에 있는 이탈리아 식당에 가서는 사람들의 왁자지껄한 목소리들과 섞여 새어 나오는 갓 구운 피자와 시큼한 토마토소스의 향을 맡는다. 빌머스도르퍼 역 근처 칸트 슈트라세에 있는 중국 식당에서는 원탁에 둘러앉아 테이블을 돌려가며 먹고 마시는 사람들을 본다. 천천히 깊은 곳에서 허기가 밀려오고, 곧이어 무엇인가를 먹고 싶다는 욕망이 끓어오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몇 시간이고 사람들이 게걸스럽게 자신의 입속으로 음식들을 밀어 넣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다 보면 또 지루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애초에 채워질 방법이 없는 욕망이고, 지금 내 존재에는 쓸모란 하나도 없는 과거의 흔적 같은 것이다. 인간의 꼬리뼈처럼 말이다.  


12월이 되면 독일에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다. 도시의 크고 작은 광장마다 천막이며 부스들이 세워진다. 달콤함과 향신료의 향이 뒤섞인 글뤼바인의 냄새가 하늘을 가득 채운다. 독일인들은 크리스마스 마켓이 없었다면 어둡고 축축하고 기나긴 겨울을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이건 독일 전역을 배회하는 유령들한테도 해당되는 말이다.


며칠 만에 배고픔이 생각난 나는 두둥실 떠있는 몸을 움직여 겐제마르크트에 세워진 크리스마스마켓으로 걸어왔다. 입에 침이 고이는 것만 같다. 카토펠 푸퍼, 브랏부어스트, 그륀콜, 구운 양송이, 훈제 연어, 설탕옷을 입혀 구운 아몬드, 그리고 글뤼바인과 그 친구들…


”이 봐!” 갑자기 누군가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며칠 전부터 길에서 자주 만나는 다른 유령이다. 큰 키에 마른 몸을 가진, 타고난 예민함으로 살아있었을 때 주변 사람들을 꽤나 피곤하게 했을 것 같은 친구다. 웨이브가 살아있는 긴 머리카락이 하늘거린다. 하나만 더 보태도 될까? 이 친구는 프랑스 유령이다. 대체 왜 독일에서 배회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메리 크리스마스” 나는 잠짓 반갑다는 듯 대답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벌써 조금 피곤하다는 생각을 했다. ”자네도 메리 크리스마스”


긴 머리 다니엘은-나는 이렇게 부른다. 다니엘은 이 유령의 이름이 아니다. 나는 이 유령의 이름을 모른다. 왠지는 모르지만 유령들끼리 서로 이름을 묻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것 같다- 내게 스르륵 다가와 어깨동무를 했다. ”벌써 또 크리스마스 시즌이구만. 가게마다 캐럴이 울려 퍼지고, 집집마다 거위며 닭을 굽는 냄새가 나고, 그리고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킁킁, 그래! 이거야! 뱅쇼의 향이 충만하지!”


“뱅쇼라니- 여기는 독일이잖아. 글뤼바인이지” 내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중부 이북 유럽 나라들은 겨울에 모두 와인에 향신료와 시트러스 계열의 과일즙을 넣고 따뜻하게 데운 음료를 마신다. 저마다 자신의 언어로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영국은 mulled wine, 독일은 Gluehwein, 그리고 프랑스는 Vin Chaud. 내가 살아생전 마셔보기로는 사실 다 같은 음료다. 누가 부르든, 자신이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르면 그만이다. 하지만 긴 머리 다니엘의 경우는 다르다. 이런저런 이유들로 인해 나는 다니엘에게는 조금 날카로운 편이다.


“빠흐동- 아니, 슐디궁- 여기 독일이지. 저거는 글뤼바인이구. 어쩐지 향이 조금 콤콤해더라고. 향신료들의 비율이 좀 잘못된 거야. 아니면 독일산 레드와인을 썼던지.” 나는 고개를 저었다. 프랑스가 그렇게 좋다면 샹젤리제 거리에서 차에 치였어야지, 어쩌다 베를린 쿠담에서 얼쩡거리다 죽었담. 마음만 먹으면 프랑스어의 뉘앙스나 억양을 싹 빼버린 완벽한 독일어를 할 수 있으면서 꼭 나랑 대화할 때만 프랑스인 티 내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대부분의 독일 유령들처럼 나 역시 독일의 식문화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욱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엇, 잠깐만” 긴 머리 다니엘이 갑자기 코를 킁킁거렸다. “어딘가에서 진짜 뱅쇼 냄새가 나는데…” 긴 머리 다니엘은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갑자기 진한 쌍꺼풀을 가진 두 눈이 이상한 광채로 빛나며 커졌다. “이리로 와보라고! 내가 진짜 뱅쇼를 보여줄게!”


긴 머리 다니엘을 따라서 나는 줄지어 늘어서있는 노점상 중 한 곳으로 향했다. 말끔한 코트를 입고 멋들어진 머플러를 두른, 흰머리가 군데군데 섞여있는 진갈색 머리를 정갈히 넘겨 올린 중년의 남자가 글뤼바인을 파는 곳이었다. 아니, 글뤼바인이 아니라 뱅쇼를 팔고 있었다. 천막 위에는 “Vin Chaud aus Frankreich” 라는 글자가 선명했다. ”자, 크게 숨을 쉬어보라구! 이게 벵쇼지! 질이 좋은 레드와인에 정향과 시트러스의 완벽한 하모니! 그냥 되는 대로 섞어서 만드는 글뤼바인과는 다르다고!” 긴 머리 다니엘은 잔뜩 흥분된 모양이었다. 그 모습이 보기에 좀 딱했다. 유령인 우리들은 냄새를 맡지 못한다. 지금 긴 머리 다니엘은 살아있을 때 맡았던 뱅쇼의 향에 대한 기억에 둘러싸여 있는 것이다.


“분명히, 여기는 프랑스산 레드와인을 쓴 것이 분명해. 보르도나 브루고뉴 같은 유명한 산지의 와인일 필요도 없지. 프랑스는 그냥 테이블 와인도 충분히 맛있으니까-” 긴 머리 다니엘은 노점상의 주위를 한 바퀴 돌며 탐문하듯 주변을 꼼꼼히 살폈다. Made in France라는 문구가 붙어있는 와인병이라도 찾는 모양이었다.

나는 긴 머리 다니엘의 장단에 맞춰줄 생각이 없었다. 애초에 크리스마스 마켓에 온 것도 술이 아니라 음식들을 구경하기 위해서였다. 예전에 나는 술을 마시는 것도 좋아했었지만, 이렇게 유령이 되고 나니 왠지 모르게 술에 대한 생각은 잘 나지 않는다. 술뿐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마실 것들, 그리고 갈증까지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은 똑같다. 떠오르는 것은 온갖 종류의 음식들과 배고픔뿐이다. 이상한 일이지. 못 먹어서 죽은 사람 같잖아. (그렇지는 않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조용히, 스르륵 사라지려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마구 비명을 질러댄다. 뒤를 돌아봤더니 글쎄, 긴 머리 다니엘이 잔에 담긴 글뤼바인- 아니 뱅쇼를 마시고 있었다. 아니, 저것을 마신다고 말할 수 있을까. 기울어진 잔에서 흘러나온 어두운 갈색의 액체는 다니엘의 입술이며 식도며 위를 무시한 채 그대로 중력에 의해 땅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당연히 아무런 맛도, 향도 느끼지 못한다. 다니엘을 볼 수 없는 살아있는 사람들에게는 와인잔이 갑자기 허공에 두둥실 떠오른 다음 스스로 기울어지는 것처럼 보일 것이었다. 모두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행동이 빠른 몇몇 사람들은 벌써 스마트폰을 꺼내 동영상을 찍고 있었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더 깜짝 놀란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은 긴 머리 다니엘이었다. 그는 잔을 조금씩 기울여 자신의 입에 와인을 조금씩 머금어보고자 했지만, 어림없는 일이었다. 잔이 허공에서 기울어지고 뱅쇼가 땅바닥을 후드득 적실 때마다 사람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다니엘의 놀란 얼굴은 천천히 허탈함으로 바뀌고 있었다.


“맛이… 맛이 나지를 않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 

이 친구,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았구나.

어제까지 멀쩡히 살아있었다가 갑자기 하루아침에 유령이 되어있는 자신을 발견한다는 것은 분명 유쾌한 경험이 아니지만, 대부분의 유령들은 일주일 정도만 지나면 어느 정도 적응을 하게 된다. 유령의 삶도 사실 그리 나쁘지 않다. 꼭 해야 할 것도 꼭 가져야 할 것도 없다. 열심히 돈을 모아 집을 살 필요도 없고, 더 나은 직장으로 이직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도 없고, 점심 메뉴나 데이트 코스를 고민할 필요도 없다. 도시의 이곳저곳을 내키는 대로 배회하고, 그러다 심심하면 공짜로 영화를 본다던지, 다른 유령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떤다던지, 혹은 장난기가 좀 있는 유령이라면 사람들 근처로 다가가서 놀라게 해준다던지…이런저런 일을 하다 보면 한나절은 금방 지나가기 마련이다. 피곤해지면 근처 아무 호텔이나 가서 원하는 방의 침대에 누워 한숨 붙이면 된다. (왜 호텔에 귀신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이제 좀 짐작이 가지 않는가?)


아직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또 유령으로서의 나라는 새로운 정체성에도 아직 익숙해지지 않은 “뉴비”들에게는 첫 일주일이 문제다. 매일매일 “살아있는”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삶에 대한 과도한 동경을 느끼거나, 자신의 현 존재 양태에 대한 불만이 커지거나, 혹은 자신이 죽어 유령이 되었다는 사실마저 부정하는 단계까지 나아가기도 하는 것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도 유령이 되고 나서 며칠 뒤에, 어렸을 때 부모님과 함께 자주 갔던 슈니첼 식당에서 밥을 먹던 모든 사람들이 겁에 질려 도망가게 만든 적이 있다. 내가 느끼는 배고픔이 사실은 진짜 배고픔이 아니고, 내가 맡는 향도 사실은 진짜 향이 아니라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하던 때이다. 입에 넣은 슈니첼 조각이 내 턱을 통과해 하얀 테이블 보 위로 떨어지던 모습이 정말 충격적이었다. 그때야 비로소 내가 더 이상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이 어떤 의미인지 선명하게 다가왔다. 긴 머리 다니엘에게는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인 셈이었다. 그리고 지금 다니엘이 느끼는 충격은 그때의 내가 느꼈던 것보다 훨씬 더 클 것이다. 프랑스인들이란- 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삶이 즐거움으로 가득 차있다고 생각하며 살았던 사람들은 자신이 유령이 되었다는 사실을 대체로 잘 견디지 못한다. 유령으로 사는 것은 언제나 조금씩 비껴나가는 것이고, 모든 것을 두꺼운 벙어리장갑을 낀 채로 만지는 것이다. 기쁨도, 슬픔도, 즐거움과 분노도 이전만큼 나를 동요시키지 않는다. 유령이 된 이후의 삶을 독일인들이 잘 견뎌낼 것이라는 추론이 설득력 있는 만큼, 프랑스인들이 특히 더 힘들어할 것이라는 추론도 설득력이 있다.


나는 긴 머리 다니엘에게 다가갔다. 뱅쇼를 파는 가게의 잘 차려입었던 주인은 이미 한참 전에 도망간 뒤였다. 나는 뱅쇼가 데워지고 있었던 큰 냄비에 국자를 넣어서 휘휘 저은 뒤에, 새로운 컵을 하나 꺼낸 다음 거기다 한국자 가득 옮겨 담았다. 주변의 사람들이 시끄럽게 비명을 질러댔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고 뱅쇼를 벌컥벌컥 마셨다. 갈색의 액체는 곧바로 내가 서있었던 바닥으로 쏟아져 내렸다. 내가 하는 것을 점포 앞에서 바라보고 있었던 다니엘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네 말대로 글뤼바인이랑 다른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아도 동그란 긴 머리 다니엘의 눈이 더 동그래져 하얀 얼굴에 두 개 정원을 그리고 있었다. 

”그런데 역시 한잔으로는 잘 모르겠네.” 나는 빈 컵에 다시 한번 가득 뱅쇼를 담았다.

 ”너도 한잔 더 줄까?” 

”… 위” 

이럴 때마저 프랑스어로 대답하다니.





모두가 도망가버린 크리스마스 마켓은 을씨년스러운 게 두 명의 유령에게 잘 어울렸다. 조명은 반짝거리고, 캐럴이 여기저기서 울려 퍼졌다. 그릴에 올려져 있던 소시지들은 타탁거리는 소리를 내며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긴 머리의 다니엘과 나는 관람차의 한 칸에 앉아있었다. 크리스마스 마켓 때에만 임시로 설치하는 작은 놀이기구였기 때문에 3층 건물 정도의 높이가 다였지만, 그래도 그곳에서 보는 시가지와 크리스마스 마켓의 풍경은 예뻤다. 우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의 모든 점포를 돌면서 모든 글뤼바인이며 뱅쇼를 마셔버린 참이었다. 모두 다해서 열두 곳이었다. 내가 평생 마신 글뤼바인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이었다. 물론 물리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는 글뤼바인이며 뱅쇼를 다 땅바닥에 부어버린 것이지만. 신기하게도 그만큼을 부어댔더니 언젠가부터는 글뤼바인의 맛이며 향이 느껴졌다. 식도가 젖고, 위와 장이 정말 오랜만에 연동운동을 시작하는 것 같았다. 심지어 취기가 올라오는 것 같기도 했다.


“어때, 다 마셔보니까? 역시 뱅쇼가 더 맛있지?” 긴 머리 다니엘은 방금 전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처럼 보였다. 나는 어깨를 으쓱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내년 크리스마스에는 파리로 와. 거기의 크리스마스마켓에서 마시는 뱅쇼가 진짜 엄청나다고” ”파리의 크리스마스 마켓도 이렇게 만들어 버릴 거는 아니지?” 우리는 엉망이 된 크리스마스 마켓을 내려다봤다. 그 사이에 도착한 경찰차 세 대에서 너 다섯 명의 경찰관들이 총을 꺼내 들고 천천히 마켓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하하하하! 그거 진짜 재밌겠다. 거기서도 뱅쇼를 다 마셔버리는 거야! 라끌렛도, 샴피뇽도, 퐁듀도 다 먹어버리는 거지! 하핫… 하핫…우..우웩…” 숨넘어갈 듯 웃던 다니엘의 얼굴이 갑자기 새파래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관람차의 난간을 잡고 고개를 숙인 채 토를 하기 시작했다. 요란한 소리와 몸짓에도 불구하고, 다니엘의 입에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지만. 나는 다니엘의 등을 두드려주면서 강렬한 요의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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