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우리 엄마 냄새 맡으며 잘 날이 과연 있을까.
남편이 출장 중이라 혼자 안방침대에서 자고 있는데 딸방에서 기침소리가 들렸다. 시계를 보니 새벽 2시.
다음날 중요한 시험이라 오늘 푹 자야 되는데라고 생각하다가 기침약과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를 들고 딸 방으로 갔다. 내가 들어가자마자 움직이는 것을 보니 잠에 들지 못하고 있었던 듯했다. 일으켜서 약을 먹이고 "엄마방에서 같이 잘래?"라고 물었다.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고는 매일 안고 자는 커다란 가오리모양 인형을 안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딸은 8개월 때부터 혼자 잤다. 애기 때부터 소리에 예민하기도 했고 타고난 성격도 독립적이라 자다가도 우리방으로 넘어와 같이 잔 기억이 많지 않다. 8학년 정도 되고 난 후부터는 평소에도 나에게 와서 폭 안겼던 기억이 특별한 날 말고는 별로 없다. 내가 25살은 외동딸이라 둘도 없는 친한 친구 같지만 둘 다 비슷한 성격 때문에 우린 그렇게 지낸다.
안방침대에 누운 딸은 내 품으로 파고들더니 잠시 후 잠이 들었다. 순간 기분이 이상했다.
이젠 나만큼 커버린 17살 딸.
내년이면 독일에서는 성인이 되고 대학에 들어갈 만큼 커버린 딸이 오랜만에 이렇게 내 품에서 잠이 들었다...
그러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내가 우리 엄마 품에 안겨 잠들었던 것이 언제였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먼 한국에 있는 우리 엄마 품에 안겨 엄마 냄새 맡으며 잠 들 일이 과연 앞으로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