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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독자가 좋은 작가가 된다.

글쓰기의 최고 가성비는 독서이다

by 다올

좋은 독자가 좋은 작가가 된다

100-34 배선숙

원 문장

글을 잘 쓰려면 재료가 필요한데, 그 많은 재료를 개인 한 사람의 체험으로는 채울 수 없다.

-일단 오늘 한 줄 써봅시다. -김민태-


나의 문장

글을 쓸 때 가장 고민이 되는 것 중의 하나가 글감 찾는 일이다. 가장 가깝게는 나의 일상에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의 삶에서 겪을 수 있는 경험이라는 것은 한계가 있다. 나의 주변 사람들과 관계에서도 간접체험을 한다. 하지만 이 또한 한정적이다. 또, 우리는 종종 소설 속 주인공과 주변인들의 모습을 통해 타인의 삶을 간접 체험하기도 한다.

책을 통해서 겪게 되는 간접체험의 가성비는 그 어느 것에 견주어도 최고의 선택이다. 우리는 다양한 식견을 가지고 있을수록 글을 잘 쓰게 된다. 독서는 단순히 정보를 습득하는 수단을 넘어, 글쓰기를 위한 최고의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독서가 글쓰기에 필수적인 요소일까?


첫째, 독서는 다양한 시각과 사고방식을 제공한다. 인간은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사고하고 글을 쓴다. 하지만 우리의 경험은 한정적이므로, 다양한 삶의 이야기와 사상을 접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학 작품을 읽으면 인물들의 감정과 상황을 공감하며, 역사서를 읽으면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게 된다. 철학서와 심리학 서적을 통해 인간의 본질을 깊이 탐구할 수도 있다. 이렇게 독서를 통해 얻은 폭넓은 시각은 글을 더욱 풍성하고 깊이 있게 만든다.


둘째, 독서는 어휘력과 표현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 훌륭한 작가들의 작품을 읽으며 우리는 자연스럽게 다양한 문체와 문장을 접하게 된다. 같은 의미라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문장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독자가 받는 인상도 달라진다. 이를테면, 헤밍웨이의 간결하고 힘 있는 문장과 도스토옙스키의 깊이 있는 내면 묘사는 각각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런 차이를 경험하며 우리는 자신의 글쓰기 스타일을 점검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


셋째, 독서는 창의적인 발상을 돕는다.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하는 것은 단순히 상상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기존의 이야기들을 읽고 분석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조지 오웰의 『1984』나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같은 디스토피아 소설들은 수많은 SF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독서를 통해 다양한 주제와 설정을 익히고, 이를 변주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독서를 통해 글쓰기에 도움을 받은 대표적인 작가인 하루키는 젊은 시절부터 다양한 문학작품을 탐독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립했다. 그의 작품 속에는 미국 문학의 영향을 받은 간결한 문장과 일본적인 감성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미국의 유명 소설가 스티븐 킹도 자신의 저서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독서를 가장 중요한 글쓰기 훈련으로 꼽았다. 그는 매일 일정량의 독서를 실천하며, 다양한 작가들의 문체와 서사를 분석하는 습관을 가졌다. 이러한 습관이 그의 방대한 작품 세계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독서는 글쓰기뿐만 아니라 사고의 깊이를 더해주는 역할도 한다. 단순히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분석하고 자기만의 생각으로 정리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는 글을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구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논픽션 글쓰기에서도 독서를 통한 논거와 배경지식이 필수적이다. 훌륭한 칼럼니스트나 저널리스트들은 방대한 독서를 바탕으로 견고한 논리를 구축한다.


마지막으로, 독서는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동기 부여를 제공한다. 훌륭한 작품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글을 쓰고 싶어지는 욕구가 생긴다. 이는 단순한 흥미를 넘어,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놓고 싶은 욕망으로 이어진다.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독서 경험을 토대로 창작의 영감을 얻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백 년의 고독』을 쓰기 전, 다양한 남미 문학과 유럽 문학을 읽으며 자신만의 독특한 마술적 리얼리즘을 구축했다.

결국,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독서가 필요하다. 독서는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우리의 사고를 확장시키고 창의적인 발상을 돕는다.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으며 우리는 다양한 삶을 체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욱 풍부한 글을 쓸 수 있다. 유명 작가들이 강조했듯이, 좋은 독자가 좋은 작가가 된다. 그러므로 글쓰기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무엇보다 먼저 책을 가까이하는 습관을 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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