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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킹과 호떡

노래하고 춤추며 기다리는 호떡

by 다올

주말이다

주말이면 푸드트럭 보라호떡 옆에서는 하루종이 버스킹이 열린다.

오늘도 아침부터 버스킹 준비에 여념 없는 나남카페 남사장님과 광주에 사는 남사장님 친구 명수 씨.

기타와 스피커. 반주 와 마이크를 옮기고 소리테스트에 바쁘다.

주로 7080 노래를 부른다. 관광객들과 소통하며 신청곡을 받아 노래를 불러준다. 종종 마이클르 잡고 노래르 부르는 관광객도 있다.


흥 많은 민족인 대한민국 사람답게 노래가 흘러나오면 단체 손님들이 무대 앞에서 묻지 마 관광춤을 춘다. 춤추는 것을 보고 있으면 때로는 춤인지 운동인지 분간이 안 가기도 한다. 춤이면 어떻고 운동이면 어뗘랴. 함께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뿐인 것을.


푸드트럭 바로 옆에서 공연을 하기 때문에 호떡을 굽는 내내 노랫소리와 음악소리가 들린다. 흥이 많은 나는 호떡을 굽는 내내 춤을 춘다. 몸무게가 좀 나가다 보니 애 움직임을 이기지 못하는 트럭이 들썩거린다. 이러다 트럭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호떡을 먹기 위해 줄 서 있는 손님들에게 이렇게 외친다.

"춤 안 주시면 호떡 안 드려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흥 많은 관관객들이 하나 둘 둠칫둠칫 춤을 춘다.

"진짜 춤 안 추면 호떡 안 줘요?"

"네."

한 두 명이 춤을 추면 함께 있던 이들도 같이 몸을 흔든다.


손님이 없을 땐 차에서 내려 무대 앞으로 가 혼자 춤을 추기도 한다.

손님이 없어도 남사장과 명수 씨는 열심히 노래를 부른다. 오롯이 나 혼자 관객. 나를 위한 연주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손뼉 치고 몸을 흔들어 댄다.

"호떡 사장님은 참 에너지가 넘쳐요. 안 힘들어요?"

남사장이 묻는다.

"아뇨, 안 힘들어요. 하하하."


노랫소리에 다리를 건넌 관광객들이 무대 앞으로 모여든다. 흥 많은 손님 한 분이 다리에서부터 둠칫둠칫

손을 위로 올리고 흥겹게 몸을 흔들며 다가온다. 그 뒤로 십여 명의 사람들이 따른다. 서둘러 트럭에 오른다.

춤을 추고 난 뒤 호떡주문을 하길 바라며 춤추는 모습을 바라본다. 푸른 바다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땀을 식혀준다.

주말 푸드트럭에서 흘러나오는 호떡 냄새와 버스킹 공연의 흥겨움이 주말 저녁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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