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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벤더 축제

손님이 없어요. 입점한 푸드 트럭이 나가다

by 다올

퍼플섬엔 일 년에 세 번 축제를 한다.

봄에는 라벤더 축제 늦여름엔 버들 마편초 그리고 가을에는 아스타 국화축제를 한다.


축제 때는 사람들이 좀 더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우리는 준비를 했다. 따로 푸드트럭 입점이 없었는데 푸드 트럭 다섯 대가 들어왔다. 군에서 섭외해서 들어왔다. 나란히 트럭들이 줄을 섰다.

기존의 푸드트럭이 두 대였는데 다섯 대가 오니 나름 푸드트럭 존이 형성되었다.


그런데, 망했다.

정말 오히려 축제기간이 아닐 때 보다 사람들이 더 적게 왔다. 그나마 퍼플섬을 찾은 손님들도 음식을 사 먹지 않는다. 경기가 힘들다 힘들다 하는데 진짜 요즘은 체감 중이다. 푸드 트럭 하나는 이틀 되던 나 밤에 떠났다.

날은 덥고 손님이 없다. 군에서 마련해 준 파라솔엔 손님이 아닌 푸드트럭 사장들이 모여 앉아있다.

"오늘도 반상회 해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을 걸어본다.

대답대신 담배 연기 한 모금이 허공으로 흩어진다.


축제라 음식을 많이 준비해 온 사장들의 걱정이 크다. 커피 차 사장님은 냉커피에 넣을 얼음을 걱정해서 내가 냉동실을 빌려준다고 했다. 하지만 준비해 온 얼음도 다 소진하지 못한다. 급기야 분식트럭은 하루 내내 개세도 못했다. 그 뒤로 다른 푸드 트럭 사장님들이 출근을 하지 않았다. 차비도 안 나온다며......

그렇게 평일 내내 푸드트럭들은 문이 굳게 당혔다.


주말이 되자 사장님들이 출근을 했다. 하지만 매출은 영 아니다.

"축제 현장에 다녀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네."

"그러게 말이야."

사장님들의 한숨이 새어 나온다.


휴!

푸트트럭에 올라 소리쳐본다.

"호떡 드세요. 보라 호떡 드세요."


반대편 섬까지 들린다는 나의 큰 목소리가 바다 위로 흩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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