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의 하루는 어떨까?

취업의 열망에 비해 성과가 없는 것 같아 속상한 요즘에.

by 자유

만으로 28세. 백수다. 집에서 딩가딩가 놀고 있는 신세. 직장에 다녔지만 수습기간 이후 계약 연장이 되지 않았다. SNS라도 시작해볼까 했는데 컨텐츠 만드는 기술이 별로 없어서 미루고 또 미루고만 있다. 그나마 글으로 표현하는 브런치가 조금은 편해 때때로 글을 연재한다. 백수인 나는 혼자 지내는 시간이 굉장히 많다. 사람들을 자주 만나지 않고, 혼자 끄적이면서 보낸다.


릴스 보는 것을 좋아해서 하루에 1시간 반 정도 보는 것 같고, 잠도 엄청 잔다. 밤 11시에 잠들어 낮 1시에 일어나는 게 일상이다. 늦잠으로부터 내 마음에 오는 현타를 극복하고 점심을 먹는다. 매일 뭐 먹을 지 생각하는 것도 고민. 주 메뉴는 볶음밥이 되시겠다. 지금 스팸도 내 기준으로 잔뜩 사둬서 구워먹을 일만 남았다.


밥을 먹고 나면 채용 공고를 본다. 채용 공고를 봐도 지원할 만한 회사는 별로 없다. 임금이 너무 적으면 패스, 집에서 너무 멀면 패스, 회사 신원이 불분명하면 패스… 패스를 하지 말아야 하나 싶은데,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 지금 실업급여를 받고 있어서 여유가 조금 있는 게 분명하다. 저축을 조금이라도 하고 싶어서 최소 매달 240 이상 받을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는 데, 그게 그렇게 어렵다.


갈만한 회사가 별로 없다는 사실에 좌절 아닌 좌절하며… 산책을 간다. 걸으며 하늘과 풍경을 바라보는 일은 꽤나 행복하다. 잠시 취업 걱정에서 벗어나 아름답다는 생각으로 내 머릿속이 가득찬다. 정말 예쁘다. 푸른 하늘도, 노을 진 하늘도, 쪼르르 흘러가는 냇물도, 길가에 있는 풀과 나무들도 말이다. 걷는 시간은 40분 정도.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혼자만의 시간을 알차게 보낸다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내가 나와 놀아줘야 하는 것 같다. 불안해 할 때 마다 긍정적인 기운도 불어넣어줘야 한다. 샤워를 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늘도 잘 살았다며 나를 다독인다. 이 기간이 길게 이어지지 않길 바라본다. 나도 얼른 직장에 다니며 1인분 돈 값을 하고 싶다. 비는 언젠가 그치기 마련이니까. 조금 긴 장마가 어서 끝을 맺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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