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주변에 있는 건물일 지 모르지만, 나에겐 추억이 되는 공간들
백수로 지내면서 나의 터전이 되었던 공간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나는 집에 있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집에 있으면 잠만 너무 많이 자서 게으른 것 같아 자책하는 마음이 들게 되고, 또 가족과 때론 부딫히는 경우가 많아 스트레스를 받곤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얼른 씻고 밖을 나뒹굴곤 했다. 그 때 많이 시간을 보냈던 공간들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첫 번째는 4층에 위치해있던 중형(?) 카페이다. 카페는 조명이 마냥 밝지만은 않고 아늑해서 분위기 있는 카페였다. 소소하게 식물들도 자리잡고 있고 아늑한 쇼파며 노트북존, 창가 자리 등 다양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내가 좋아하던 자리는 벽에 붙어있는 좌석인데, 약간 열린 느낌의 칸막이 같은 구조로 각각의 구간을 나눠두고 앉을 수 있는 자리였다. 벽에 붙어 있는 검은 쇼파 자리였는데 어댑터도 설치되어 있어 노트북이나 아이패드의 충전도 가능했고, 카페 중앙과 창 밖을 바라보는 구조로 되어 있어 탁 트인 느낌도 들었다. 약간의 소음과 함께 이력서 작업을 하거나 개인적인 스터디를 하기에 딱 좋고, 직원들의 눈치도 잘 보이지 않는 넓은 공간이었다. 이 카페엔 매일 가기도 했는데 그 덕분인지 적립금을 많이 모아 공짜 커피도 몇 번 마시곤 했다. 브런치 카페여서 간단한 식사도 가능했고 음식과 음료의 퀄리티도 좋았다. 공간의 아늑함이 마음에 들어 많이 이용했었는데, 카페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해서 이제 다시 가 볼 수 없게 되어 아쉬움이 남는 공간이다.
두 번째는 가까운 도서관이다. 음악이 흐르는 작업 공간 컨셉으로 널찍하게 가운데 테이블이 있고, 양 옆으로 벽을 바라보는 테이블이 자리잡아 있었다. 각자 공부할 서적을 가지고 오거나, 노트북으로 스터디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화장실 휴지가 색감있는 톡톡한 디자인이라 그것도 마음에 들었다. 무료로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집에서도 가까워 취업 준비를 이곳에서도 많이 하곤 했다.
세 번째는 동네 개천이다. 공부만 하다보면 마음이 답답할 때가 많다. 이럴 때 개천을 한 바퀴씩 돌며 기분전환을 하고 오곤 했다. 그러다보면 오리도 만나고, 잉어를 만나기도 했고 우거진 풀들을 보며 쟤넨 관리를 안하는 건가 의문을 품고 지나가기도 했다. 개천 끝 쪽엔 인공 폭포가 있어 잠시 쉬어가며 감상하기도 하고 시간에 따라 분수가 나오기도 해서 예쁘다며 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때론 햇살을 받으며 때론 달빛을 받으며 걷고 또 걸었던 기억이 나에겐 어쩌면 힘이 되는 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쇼핑몰이 있다. 계절마다 옷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던 나의 애착 쇼핑몰. 그곳에 들어가면 특유의 향과 공기, 어느정도 신나는 음악과 함께 경쾌한 분위기가 형성된다. 지금은 문을 닫고 다른 가게가 들어왔지만, 내가 꾸준히 옷을 사던 매장의 사장님과 이런 저런 수다를 떨며 힐링하기도 했다. 몇 군데 점 찍어둔 매장들이 있어 한 바퀴 돌며 내가 좋아하는 매장을 구경하고 마음에 드는 옷이 있으면 입어보고 구입하던 공간! 최근들어 쇼핑하는 곳이 온라인상으로 바뀌긴 했지만, 예쁜 옷을 구경하다보면 나 또한 기분이 좋아졌던 기억이 난다. 게다가 겨울엔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하니 쉬어가기 제격인 장소가 아닐까!
지금도 그 동네에 대한 향수가 있어 나름 자주 놀러가고 있는 것 같다. 편안한 마음이 드는 그런 장소, 그런 동네. 나의 애착 동네를 한 바퀴 도는 이야기를 해보았다. 독자님들은 어떤 장소를 주로 이용하고 또 좋아하고 있을 지도 궁금하다. 내가 자주 이용하고 애정한 공간에 대한 이야기! 오늘은 이쯤에서 마치고 계속해서 나만의 애착 공간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